중원RCY봉사단은 1996년 김해중앙여고가 생기던 해 박차영(53) 교사가 만든 청소년 봉사단체다. 총 610명의 학생 중 220명이 활동할 만큼 참여율이 높다. 여자고등학교이다 보니 모든 단원은 여학생들이다.

▲ 1996년 창설 이후 18년 동안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김해중앙여고 RCY봉사단.
1996년 박차영 교사 설립 회원만 220명
쑥떡 나눔 봉사 등 매달 다양한 활동
 
봉사단은 매년 월별로 계획을 세워 봉사를 하고 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주말을 이용해 쑥을 찾아 나선다. 지난달 26일에도 학생들이 칠산서부동의 길가에서 쑥을 캤다. 야외에서 캔 쑥과 집에서 가져온 쌀로 쑥떡을 만들어 '생명의전화'와 함께 나눔 봉사를 한다. 떡은 학교와 부원동 근처 독거노인, 한솔노인병원 환자 등 노인 150여 명에게 나눠 준다. 쑥떡 나눔 봉사는 봉사단 설립 초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16년째 이어오고 있다.
 
쑥떡 나눔 봉사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화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박 교사는 "쑥을 캐러 갈 때마다 신입생들은 쑥과 다른 풀을 구분하지 못한다. 어떤 때는 떡집에서 '이 재료로는 쑥떡을 만들 수 없다'고 말해 난처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6월 현충일에는 현충탑에서 봉사활동을 펼친다. 현충탑을 찾는 유족, 행사 관계자 등에게 리본을 달아주고 현충탑까지 부축해서 같이 올라가는 게 봉사 내용이다. 7~8월에는 김해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반천 환경정화 등의 활동을 벌인다. 8~9월에는 김해시노인협회의 추천을 받은 노인정 15개소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송편을 만든다. 학생들이 쌀과 팥, 밤 등을 직접 모아 만든다고 한다.
 
12월에는 학교 체육관에 모여 김치를 담궈 나누는 봉사를 한다. 배추는 기증을 받거나 장유에 있는 박 교사의 텃밭에서 재배한 것들을 사용한다. 다른 재료들은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오거나 자원봉사대회에서 받은 상금 등을 사용한다. 완성된 김장은 '한우리외국인센터'에 나눠주고 있다.
 
방학 때는 아동센터 10개소를 찾아가 학습 도우미, 도서정리 등의 일을 돕는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교통질서 도우미, 문화재 알기 및 환경정화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박 교사에게 봉사활동을 20년 가까이 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참 간단했다. "재미있다"였다. "재미없으면 하겠느냐. 가정을 버릴 만큼 재미있다"며 농담까지 했다. 그는 "주말을 항상 봉사하는 데 쓰다 보니 가족들은 불만이 있다. 유일하게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박 교사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운영비라고 밝혔다. '경상남도청소년 종합지원본부'에서 운영비를 지원받지만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참가자들이 많을 때는 한 번에 100여 명이나 된다. 음료수 한 잔 사 먹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쑥을 캐거나 학생들이 집에서 이것저것 조금씩 가져와서 봉사를 하고 있다.
 
박 교사는 "학생들에게 진실한 봉사활동을 가르쳐 주고 싶다. 대학을 가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봉사의 정신을 알려주고 싶다"면서 "학생들이 졸업하고 대학,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해서 봉사하는 삶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원병주 인턴기자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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