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준기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원장
앞으로 4년간 인구 53만 명인 김해시의 살림을 꾸려나갈 시장이 새로 선출되었다.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는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지만, 전국 기초지자체 선거구 중 후보자가 가장 많았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시민들이 자신을 대표할 사람을 뽑고,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를 왕이라 하는 것도 이러한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후보들 간에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경쟁의 가치와 이점을 누린다. 선거가 공정하지 못하거나, 지역정당에 머물고 있다면 이러한 좋은 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장은 시민들로부터 선거로 선택받고 평가받은 사람이다.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무엇이든 소신있게 시정을 펼칠 수 있도록 시민들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선거운동과정에서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였을 것이고, 시정활동 방향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였으리라 본다. 필자 생각도 전부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새 김해시장에게 다음과 같은 주문을 하고 싶다.
 
첫째, 선거 유세 때 보여주었던 겸손, 친절, 열정의 초심을 임기 끝까지 잃지 말라는 것이다. 김해시 주인은 시민이다. 결코 시장자리는 누리는 자리가 아닌 봉사하는 힘든 자리다. 낮은 자세로 주민들을 섬기고, 소통하는 열린 시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둘째,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시장은 시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시장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시정을 펼치느냐에 따라 김해시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김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엔진이 무엇인지를 찾아 창의성을 발휘하는 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시민도 직원도 기계적으로 대하지 말고 사람냄새가 나는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셋째, 포용성·객관성·균형성·합리성을 갖춘 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선거를 통해 양분된 시민정서, 다양한 계층 간의 균열과 갈등 등을 통합으로 끌어내는 데에 좋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귀가 크고, 마음이 열린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장이 제일 똑똑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보다 똑똑한 사람을 많이 곁에 두고 귀를 많이 기울여야 한다. 코드가 맞는 사람만 두어서도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맑은 눈과 열린 가슴으로 시정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처리할 수 없다.
 
넷째, 공약의 성실한 이행과 산적한 문제해결이다. 제시된 공약은 현재의 실정에 맞게 공약과 정책을 구체화해야 한다. 기존에 벌여놓은 사업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고민했으면 한다. 무조건 과거를 부정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할 수 있어야 한다. 재정자치 없는 지방자치는 허울에 불과하다. 임기 중 부채를 줄여 재정적 자립도의 제고와, 경전철 적자 해소, 재래시장 활성화대책 등을 해결하도록 고민해야 한다. 새 시장이 탄생하면 시민들은 거는 기대가 많은 법이다. 그렇다고 너무 시민들의 시선을 의식해 성과에만 집착하여 서두르는 것도 문제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도 중장기적 발전 계획을 토대로 차근차근 실천해가는 시장이 되었으면 한다.
 
다섯째,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콘텐츠들을 중심으로 시정을 펼쳐나갔으면 한다. 김해에서 나서 배우고, 일할 수 있고, 결혼해서 자녀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늙어서도 살기 좋은 도시, 아프면 멀리가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도시, 사업하기 좋은 도시, 서민들도 살아갈 수 있는 도시 등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해나갔으면 한다.
 
여섯째,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 따뜻한 시장을 기대한다. 김해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은 도시다. 일 년에 한번만이라도 외국인근로자들의 행사에 참석하는 여유를 가져주길 기대한다. 그동안 힘든 선거과정을 잘 견디며 당선을 이끌어낸 그 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지금부터는 새 시장이 김해 시민의 선택이 성공한 선택이었음을 확인시켜줄 차례라고 본다.

김해뉴스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