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무더위에 한낮은 찌는 듯하다. 그래도 해가 지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온다. 산과 들에는 녹음이 우거져 생명력이 왕성하다. 요즘이야 말로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최근에는 바쁜 일상을 잠시 떠나 가족과 함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캠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캠핑 인구는 2010년 60만 명에서 2013년 130만 명으로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며 느긋하게 신선한 공기만 들이마셔도 건강해질 것 같지만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캠핑 전성시대에 꼭 필요한 '캠핑과 건강'에 대해 알아보자.
 

■ 작열하는 태양 속 자외선

▲ 야외에서의 캠핑은 각종 안전사고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나 눈 질환, 뼈나 관절의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이 후유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캠핑을 떠나 만나게 되는 태양은 반갑기만 하다. 평소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들은 야외에서 햇빛을 쬘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일조량 부족은 비타민D 결핍으로 이어져 골다공증과 암, 면역체계 약화 등을 초래하기 쉽다. 피부 세포가 햇빛을 받아 생성하는 비타민D는 심장병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등 건강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강한 햇빛에 장시간 노출 땐 피부노화
자외선 차단제·얇은 긴팔 옷 챙겨야
눈 보호 위해 선글라스 챙기는 것 필수
골절 땐 부목 대고 상처 2차 감염 주의
차가운 바닥 취침 뼈와 관절에 큰 무리

 
하지만 볕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여유를 만끽하는 캠핑도 작렬하는 6월의 태양 아래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피부 노화를 부추기는 자외선A의 수치가 연중 가장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A의 양은 연평균보다 3배 정도 많다. 자외선A는 피부를 붉게 만들거나 벗겨지게 만드는 자외선B와는 달리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피부 깊숙이 파고들어 서서히 색소 침착을 일으켜 피부 노화를 부추긴다.
 
캠핑을 하면 야외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얇고 긴 옷을 준비해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차단제는 자외선B 차단 지수인 SPF뿐만 아니라 자외선A 차단 지수를 나타내는 PFA(또는 PPD, PA) 지수도 꼼꼼하게 챙겨봐야 한다.
 

■ 선글라스는 멋 아닌 필수
눈 또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각막과 수정체, 망막까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해마다 바캉스 시즌에 안과 질환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캠핑 중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막 상피 세포가 손상되는 표층 각막염과 망막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망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단기간에는 크게 이상을 못 느끼더라도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물체를 선명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망막 내의 황반에 변성이 생겨 서서히 시력을 상실하게 하는 질병이다. 백내장은 자외선 등으로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사물이 안개가 낀 듯 흐리게 보인다.
 
캠핑뿐만 아니라 해변, 계곡 등에서 바캉스를 즐길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자외선에 의한 각종 안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더불어 챙이 넓은 모자를 함께 쓰면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된다.
 

■ 아차 하는 순간 골절로 이어져
야외에서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들뜬 마음에 행동이 부주의해져 작은 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캠핑을 할 때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는 텐트를 고정하기 위해 설치한 줄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무의식중에 발생하는 사고이므로 손목이나 발목의 골절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 경우 손상 부위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부목을 대어 추가적인 손상을 방지한 뒤 병원으로 가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넘어져 찰과상을 입었을 경우,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어내고 소독 약품으로 소독을 한 뒤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부민병원 척추센터 김우철 과장은 "캠핑 때 부주의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통증이 심하거나 상처가 심각하지 않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장시간 부상을 방치하거나 스스로 대처하다 심각해진 상태로 병원을 찾거나 2차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캠핑 후 찾아오는 목·허리 통증
캠핑을 떠나 여유를 만끽하며 잘 쉬고 왔는데 허리나 목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캠핑 장소가 대부분 교외에 있어 장시간 운전을 한 것이 통증의 한 원인이다.
 
운전을 하면 같은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게 돼 허리와 목이 뻣뻣해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야외에서의 딱딱하고 불편한 잠자리 또한 허리나 목의 통증을 유발한다. 날이 따뜻해졌다고 해도 밤이 되면 지표면의 온도는 급속히 낮아져 몸의 근육을 수축시킨다. 근육이 수축되면 근육에 둘러싸여 있는 뼈와 관절에 부담과 긴장감을 주게 돼 통증이 생긴다.
 
잠을 잘 땐 바닥에서 올라오는 차고 습한 기운을 비닐로 막은 뒤 그 위에 침낭이나 침구를 깔고, 베개나 쿠션을 허리에 받쳐주면 척추 곡선을 유지해 요통을 예방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굳어 있는 근육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우철 과장은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자면 목과 허리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척추의 정상적인 만곡이 망가져 목과 허리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잘 때는 지면에서 전달되는 차고 습한 기운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캠핑을 다녀온 후에는 따뜻한 목욕으로 긴장되고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켜줘야 한다"며 "평소 요통이 있는 사람은 이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증상 악화에 유의해야 한다. 캠핑 후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는 경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척추 진료 및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부민병원 김우철 척추센터 과장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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