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대통령은 성정, 체형기상과 용모사기, 그리고 음식관계 등을 바탕으로 추론해보면 태양인에 해당한다. 그는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는데, 지시사항을 잘 받들지 못하거나 뜻에 반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에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이러한 불같은 화를 한의학에서는 '노정(怒情)'이라고 한다. 태양인의 성정의 특징으로 화를 불같이 내면 간을 상하게 된다. 이렇게 간의 기운이 약하기 때문에 태양인의 호흡은 들숨은 짧게 날숨은 길게 하는 것이 좋다. 간의 기운이 약하면 하체의 근력이 약하되기 쉬우므로 하체 단련운동인 자전거나 달리기가 상당히 도움이 된다.
 
이승만 대통령은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의거로 1960년 하야하여 1964년 하와이 병원에서 서거할 당시 90세였다. 당시의 평균수명으로 보면 장수한 편에 속하는데, 이승만의 건강비결은 음식을 꼽을 수 있다. 오복 중의 하나인 치아가 튼튼했고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어릴적 고향에서 먹던 된장떡과 비지찌개를 즐기기도 했고 새우젓 국물로 간을 낸 달걀찌개를 좋아했다. 미국에 오래 살았지만 한국 전통음식을 좋아해 산채와 죽순을 불로장수식이라 하여 귀하게 여기고, 경무대 식탁의 별미는 향긋한 나물과 냉이국이었다고 한다.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하여 간의 기운이 약한 탓에 육식은 간에 해롭다. 채식이나 생선 위주의 식단으로 체질에 맞게 섭식을 한 것이 장수의 비결로 보인다.
 
태양인은 폐의 기운이 강하여 기운이 위로 많이 몰리기 쉬운 체질이다. 때문에 외형상 머리가 크고 얼굴은 둥글다. 뚱뚱하기 보다는 마르고 상체가 발달하게 되고, 간의 기운이 약해 척추 및 하체가 약하게 된다. 폐의 기운이 직승(直升)하여 기운이 내려가지 못하면 두통, 어지러움 및 코피, 이명, 발적(피부나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 등의 증상이 생기기 쉽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의 경우 아들 이강석의 자살과 불명예스러운 하야는 큰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때문에 대통령직을 타의로 내려 놓은데다 귀국길까지 막히면서 일시적인 실어증세까지 보였다고 전해진다. 하와이 체류가 길어지고 이인수 씨를 양자로 맏이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은 '모두 잊고 용서한다(Forget & Forgive)'로 모든 상황을 정리한다. 이후 한시를 짓고 화초에 물을 주며 그가 즐겨 마셨다는 포스텀(postum·밀껍질과 호밀의 겨를 함께 볶은 차)이라는 영양차는 폐의 기운을 내려주어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막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태양인답게 그는 혁신에 능했다. 또 천시에 밝아 천성적으로 세상의 흐름을 잘 읽었다. 하지만 독불장군 행동으로 상하이 임시정부 대통령직에서 탄핵된 점, 다른 독립운동 노선을 배척한 점, 대통령이 된 이후 조선왕조의 왕족들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탄압은 태양인 이승만의 벌심(주위를 비난하고 처벌하는 마음)을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6·25전쟁 와중의 사사오입 개헌이나 3·15부정선거는 대표적인 정치적인 과오로, 한의학적으로 보면 태양인의 절심(자신의 판단을 옮기기 급급해 훔쳐서라도 독점하려는 그릇된 마음)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는 명연설가로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말을 남겼다.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특히 채식위주의 식단과 육식의 절제, 30대의 금연은 장수의 비결이라 생각된다. 포스텀이라는 차의 복용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김해뉴스 / 이현효 활천경희한의원 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