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동 1·2통 합쳐 '칠산정보화마을'
옛날 백일홍은 6·25때 안타깝게 사라져
참외 농사로 전국적 명성 떨치기도
토마토·국화 등 주말농장 프로그램 운영


칠산참외는 경남과 부산 지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참외 브랜드다. 칠산참외를 키워내는 마을이 칠산참외정보화마을이다. 칠산참외정보화마을은 2004년 당시 행정안전부에서 조성했다. 정보화마을로 조성할 때는 도시·농촌 정보격차 해소가 목적이었으나, 현재는 특산물 소득창출이 목적으로 바뀌었다.

▲ 칠산정보화마을 정보센터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칠산정보화마을은 화목동 1·2통을 말한다. 화목동을 비롯해 명법동, 풍류동, 이동, 강동, 전하동, 흥동 등 7개의 법정동이 모여 칠산서부동을 이룬다. 김해사람들은 보통 '칠산'이라고 부르는데, 칠봉산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마을들이다. 다른 지역 주민들이 이 지역 주민들을 '칠산사람'으로 부를 정도로 지역적 일체감과 주민 상호간의 유대감이 돈독하다.

화목 1·2통은 칠봉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앞으로 난 칠산로 쪽에는 공장이 몇 군데 들어서 있다. 마을 모습은 농촌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변했지만 여전히 농사를 짓는 주민들이 많다. 도시와 농촌이 섞인 반촌(半村)이다. 교통도 좋은 편이다. 3번, 3-1번 두 개의 버스 노선이 마을을 지난다. 칠산로를 건너면 주민들이 농사를 짓는 비닐하우스들이 즐비하다. 참외 수확철일 때면 도로가에 방금 수확한 칠산참외를 파는 지역민들의 노점상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늘어서기도 한다.

"동네 한가운데에 우물이 있었어요. 그 옆에 큰 백일홍 고목이 두 그루 서 있어 꽃샘 우물, 꽃나무샘이라고 불렀습니다." 박상진(53) 정보화마을운영위원회 위원장이 마을의 우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렸을 적 동네 할아버지들도 꽃샘 우물 물을 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우물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 됐을지는 알 수가 없어요. 백일홍 두 그루는 중학생일 때 안아보니 한아름이었답니다."

칠산참외정보화마을 홈페이지(7san.invil.org)에 보면 '동네 가운데에 있는 우물가에 큰 백일홍 고목이 서 있었기 때문에 꽃나무샘이라 부르고, 이 때문에 화목리가 되었다. 꽃나무는 6·25동란 무렵에 없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화목동이라는 이름은 백일홍 나무에서 온 것이다.

▲ 비닐하우스 안에 설치된 참외 감별기.

박 위원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이 마을에서 살았다. "참외 농사를 짓기 시작한 건 50여 년도 더 됐죠. 참외 농사를 짓던 1세대들은 거의 다 돌아가셨고, 2세대들은 연로하시죠. 지금은 3세대인 40~50대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한창 참외 농사를 많이 지을 때는 260농가 정도나 돼서 전국적으로도 대규모였죠. 현재는 80농가 정도로 많이 줄었습니다. 참외·토마토·꽃 농사를 먼저 하고, 수확이 끝나면 상추 농사를 합니다. 이렇게 전작과 후작을 번갈아가며 농사를 짓는 거죠."

박 위원장은 마을에서 재배했던 참외 품종에 대해서도 들려주었다. "예전에 춘향이라는 품종의 씨앗을 들여와 농사를 지었어요. 춘향은 부산과 서울에서도 유명한 참외였어요. 그 이후에 금싸라기가 들어왔죠." 박 위원장은 현재 참외로는 경북 상주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칠산 참외도 결코 맛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칠산 참외는 전국 최초로 리콜제를 실시하고 있죠. 경남과 부산에서는 신선도와 상품성이 높아 인기가 좋아요."  박 위원장에게 기억나는 동네 지명을 물었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들었던 옛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고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서 그 이름들도 함께 사라졌죠. 질문을 받고 보니 아쉬운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제 비닐하우스가 있는 8번 농로는 올내리길이라고 불렸어요. 예전에는 길이 오르락내리락 했다고 그리 불렀죠." 박 위원장과 인터뷰를 마치고 비닐하우스를 나와 길을 걷는다. 8번 농로가 아니라 올내리길이라는 정다운 옛이름을 되뇌이니, 달콤한 참외향이 코끝으로 물씬 풍겨온다.

칠산참외정보화마을에 더 알고 싶은 독자들은 홈페이지(7san.invil.org) 방문을 권한다. 마을의 역사와 유래는 기본이고 참외 따기, 토마토 따기, 국화 체험 등의 주말농장 체험프로그램과 온라인 구매장터 소개 등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