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두 공간 배려
지난 19일 '정식 교실'서 첫 수업 기쁨

▲ 김해야학 학생들이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안에 새롭게 마련된 정식 교실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수업 집중도는 서울대학교보다 좋아요. 한 글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설립한 지 15년이 지나도록 정식 교실이 없어 큰 불편을 겪었던 김해야학(교장 박충근)이 드디어 제대로 된 교실을 가지게 됐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의 배려로 복지관 사무실 303호와 307호 두 곳을 교실로 쓰게 된 것이다.

김해야학은 지난 19일 정식 교실에서 기념비적인 첫 수업을 실시했다. 정우성(50) 교무담당 교사는 "교실이 생긴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2층과 3층의 사무실을 사용하는 바람에 중학부 및 고등부 과정의 학생들은 떨어져 수업을 들어 관계 유지가 어려웠다. 건물 구조상 자리 배치도 부자연스러워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이제 새 교실을 얻어 교육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야학에 정식 교실이 생겼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양질의 환경을 가지게 되면 수업의 집중도가 올라가고, 학생들에게는 자부심을 주고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 야학의 특성상 배움을 시작하기를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교실에서 배울 수 있다는 동기를 줄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는 이야기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무척 좋아하고 의욕이 넘친다. 눈이 초롱초롱하다. 학생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걸 바라보는 교사들도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된다. 수업 분위기도 좋아졌다.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좋으니 교사들도 자연스럽게 집중도가 좋아지고 의욕이 난다"고 말했다.

김해야학은 정식 교실이 생겨 수용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학생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김해야학 측은 야학을 더 활성화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야학을 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는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현수막을 걸고 생활정보지도 활용할 생각이다.

김해야학은 공부 외에 현장학습과 시화전, 운동회 등을 병행해서 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야외 활동을 펼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검정고시를 친 뒤에는 여러가지 문화활동을 벌일 생각도 있다. 간단한 영화관람부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야학 측의 설명이다. 정 교사는 "최근 'MBC 열전 노래방'이란 프로그램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함께 출연해 노래도 불렀다.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거리와 자신감을 줬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해야학은 1999년 개교했다. 인제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의 배려로 복지관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현직교사와 학원 강사 등이 무보수로 봉사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2년에는 교사들의 봉사정신을 인정받아 제18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 자원봉사한마당에서 교육봉사단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정 교사는 "김해야학의 교육 이념은 용기, 신념, 개척이다. 야학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문턱을 넘기 힘들다. 그 문턱만 넘으면 공부에 '욕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다. 망설이지 말고 언제든 야학의 문을 두드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해뉴스 /원병주 기자 one@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