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회, 점포 제외한 노점상 수용 결정
규모 커져 고객 증가 등 활성화 큰 기대


속보=시장터를 잃게 된 부원동 새벽시장 상인들이 시름을 덜게 됐다. 새벽시장이 내달 중 철거될 예정(김해뉴스 9일자 1면 보도)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상동전통시장 상인회가 '상생'의 뜻을 살려 새벽시장 상인들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던 새벽시장 상인들은 시장 이전 소식을 반기고 있다.

동상동전통시장 상인회(회장 김철희·58)는 22일 "부원동 새벽시장 폐쇄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새벽시장 상인들을 수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상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노점상들을 동상동시장에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철희 회장은 "상인회 임원 대부분은 새벽시장 상인들이 이전해서 장사를 하는 데 찬성했다. 조만간 새벽시장 상인들을 만나 시장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일정을 논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 새벽시장 상인들이 수용될 장소로 예정되고 있는 동상동전통시장 공용주차장 부지.

동상동전통시장 상인회는 동상동시장에 새벽시장 상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희 회장은 "동상동전통시장 입구와 맞닿아있는 호계로 주변과 동상동 공영주차장에 장사를 할 수 있는 땅이 있다. 시장 골목 곳곳에도 빈 자리가 있다. 새벽시장 상인들 중 절반 이상은 넉넉히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상동시장에는 수도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화장실도 곳곳에 있다. 새벽시장 상인들이 이전보다 더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시 경제진흥과 관계자는 "새벽시장은 시에서 인정하는 시장이 아니다. 이전이나 통합에 대해서 시가 관여할 수 없다. 새벽시장 상인들이 새 부지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지만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새벽시장 상인들의 동상동시장 이전에 대해 반대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동상동시장 상인들은 새벽시장이 옮겨오면 시장 규모가 더 커져 시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애순(62) 동상동전통시장 부녀회장은 "대형마트가 계속 들어서는 등 전통시장 상인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새벽시장마저 사라진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다. 새벽시장 상인들이 오면 동상동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상동전통시장에 장사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겼다는 소식이 새벽시장에 알려지자, 상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새벽시장에서 채소 노점을 하는 이정숙(50) 씨는 "새벽시장이 사라지면 리어카에 채소를 싣고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장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동상동시장에 자리가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생선장사를 하는 심 모(60) 씨는 "새벽시장 상인들 중에는 장사를 이어갈 수 있는 장소를 이미 물색해 둔 사람도 꽤 된다. 이들은 동상동시장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구책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대부분의 상인들은 동상동시장으로 일터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동상동전통시장은 1945년에 개설돼 김해에서 가장 먼저 형성된 시장이다. 면적은 1만 1천326㎡로 외동전통시장에 이어 김해에서 두 번째로 크다. 동상동시장의 상인 수는 현재 200여 명에 달한다. 새벽시장의 상인들을 받아들일 경우 동상동시장 상인은 3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여 김해에서 상인들이 가장 많은 시장이 된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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