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전단지 부착을 막기 위해 마련된 시정홍보게시판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내동 아파트 사거리에 위치한 시청홍보게시판. '월세 구함', '과외교실' 등 저마다의 내용이 적힌 A4용지가 어지럽게 붙어 있다. 전단지를 떼어내도 남아 있는 스티커 자국 때문에 게시판은 지저분하기만 하다. 원래 앞부분만 전단지를 부착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하기 일쑤다. 길을 가던 주민 김동명(53·내동) 씨는 "슈퍼 갈 때와 올 때 붙어 있는 전단지가 다르다"며 "이게 제대로 된 구실은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영미(38·내동) 씨도 "누가 못 떼도록 높이 붙여놔 하는 수 없이 주민들이 직접 떼는 것도 많이 봤다"며 "게시판의 의미가 무색해진 지 오래"라고 하소연했다.
 
경원고등학교 사거리에 있는 시청홍보게시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 세일을 한다는 한 중견기업의 광고가 게시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잠시 후, 한 사람이 다가와 서두르 듯 모든 전단지를 떼어냈다. 대신 '빌라분양'이라는 전단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건너편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지남(63·외동) 씨는 "누가 관리를 제대로 하는 건지나 모르겠다"며 "홍보물이 아니라 흉물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부착 규정 '위반 땐 과태료' 유명무실, 개인적 전단지 앞다퉈 떼고 붙여 눈총
시 "50개나 되는데 … 감시 역부족" 홍보시스템 부족이 근본 원인 여론

김해시에 따르면 이렇게 지역 내 설치된 시정홍보 게시판만 50개. 본래 이 게시판을 이용하려면 시청에 신고를 한 후 50장 당 3천 원의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게시판당 붙일 수 있는 전단지도 1~2장으로 제한돼 있으며 최고 15일 동안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규정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게시판은 전무한 실정이다. 전단지의 규격과 장수에 따라 최고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아는 시민들도 거의 없다.
 
김해시 공보과 최동기 담당자는 "신고를 받아서 무분별하게 붙인 전단지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하고 관련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지역내 50개나 되는 게시판 앞에 공무원들이 일일이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사정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지역 내 홍보시스템의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해 YMCA 박영태 사무총장은 "단체든 개인이든 홍보수단이 그렇게 풍부하지 않다"며 "따라서 게시판 관리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보의 내용에 따라 시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더 많은 통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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