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광복절 맞춰 소규모 형태 개관
위패봉안소·주제별 홍보관 등 갖춰


부산에는 지역의 항일 독립투쟁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광복기념관이 있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항거한 부산지역 독립운동가들을 추모하기 위해 2000년 8월 15일 서구 동대신동 2가에 개관했다. 현재 부산시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 부산의 독립운동 자료들이 전시돼 있는 부산광복기념관 전시관 전경.

공단의 강태영(37) 씨는 "832㎡의 작은 규모이지만 해마다 2만 명의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광복기념관은 지하 1층에 영화를 볼 수 있는 홍보관이 있고 지상 1층에는 안내실과 사무실, 지상 2층에는 전시관과 독립운동가들의 위패봉안소가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면에 위패가 가득했다. 위패봉안소에는 애국선열들의 위패 431기가 안치되어 있었다. 위패 앞에는 참배를 위한 초가 마련되어 있었다. 강 씨는 "추모하는 마음으로 오신 분들을 위해 언제든 참배를 할 수 있게 준비를 해놨다"고 말했다.

위패봉안소를 지나자 부산에서 일어난 독립운동이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었다. 부산항일학생운동(노다이사건), 동래장터 독립만세운동,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 부산의 독립운동사 등에 대한 기록들이 전시돼 있었다. 곳곳에서 한자가 적힌 족자들도 보였다. 강 씨는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말들을 적은 족자다. 독립운동가들이 직접 적은 것은 아니지만, 글을 통해 나라를 지키려고 노력했던 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지하 1층에 위치한 홍보관을 이용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120석으로 이루어진 홍보관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에 무료로 영화를 상영한다. 강 씨는 "일본영화와 19세 이하 관람 금지 영화를 제외하고 흥행작 위주로 영화를 선정한다. 아이들을 위해 매달 애니메이션 영화를 1편씩 상영한다"며 "관객 수는 평균 50~60명 정도"라고 덧붙였다.

▲ 부산광복기념관 외벽에 설치된 이름판.

공단 측이 부산광복기념관 활성화를 위해 하는 일은 여러가지다. 지난 6월부터는 부산광복기념관 체험학습지 제작을 시행하고 있다. 체험학습지를 만든 이후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단체관람을 많이 하러 와 관람객 수가 늘었다고 한다. 체험학습지에는 부산광복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독립운동 관련 사건들을 질문지로 만들어 방문객들이 직접 답을 적을 수 있도록 한 칸이 있다. 강 씨는 "체험학습지에 적힌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전시관을 눈으로 둘러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체험학습지를 통해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적으면서 전시관을 더 집중적으로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단체관람은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원활한 관람을 위해 무료로 해설을 제공한다.

딸과 함께 부산광복기념관을 방문한 최영지(38) 씨는 "얼마 전 영화 '명량'을 보고 울컥했는데, 그 마음을 잊지 못해 부산광복기념관을 찾았다"며 "이번 관람을 통해 아이들에게도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부산=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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