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빛' 원예체험장에서 김철희 대표와 자연 수업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김철희(58)·배인숙(53) 씨 부부가 최근 김해 한림면에 생태체험학교 '참빛(http://www.chamvit.kr)'을
개교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보세요. 하루 종일 회색 빌딩숲만 옮겨 다니잖아요. 이게 올바른 교육일까 생각해보면 회의가 드는 게 사실이죠. 가엾기도 하구요."
 
▲ (오른)감나무를 이용한 나비 나무공예 체험을 하고 있는 모녀. /(왼)봉명초등학교 3학년 차예지 양이 텃밭에 뿌린 각종 씨앗들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그래서 '참빛'에선 모든 게 자연스럽다. '참빛' 생태체험학교는 폐교된 한림초등학교 가산분교를 임차해 사용 중이다. 오래된 복도가 삐걱삐걱 소리를 내는 건물은 정답고, 교문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여유롭다. 학교 주변은 한 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넓은 논과 밭이 감싸고 있고 그대로 논과 밭의 끝까지 쭉 걸어
나가면 '아름다운하천 100선'에 선정된 화포천도 만날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절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다. 자연 속에 며칠 더 머물고 싶다면, '참빛'에 미리 전화문의를 하자. 운동장에 마련된 야영장과 학교 안의 교실을 빌릴 수 있다. 비용은 야영장의 경우 하루 1만~2만 원선, 냉난방이 가능한 교실은 인원이 따라 최대 30만 원 선이다.
 
하지만 '참빛'의 자랑을 아름다운 환경뿐이라고 생각하면 섭섭하다. 체험프로그램도 알차게 준비돼 있다. '참빛'의 텃밭을 임대해 직접 작물을 심고 밭을 가꾸는 '주말농장'이 가장 인기가 높다. 배 씨는 "참가자 대부분이 가족단위로 온다"며 "주말농장을 통해 아이들이 생명을 다루는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등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주말농장은 예약이 다 찬 관계로 이용이 어렵다. 비용은 16.5㎡당 5만 원 선이니 내년 주말농장 이용신청을 받는 1월을 절대 놓치지 말자.
 
감나무 등 자연재료를 이용한 공예나 천연염색도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 금액은 1인당 5천원~2만 원대. 사용하는 재료 자체가 비싼 천연염색 체험이 비교적 비용이 비싼 편이지만, 만족도도 가장 높다. 쪽으로 물들인 짙은 푸른빛과 소목이 뽑아낸 고운 붉은빛을 대할 때면 아이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김 씨 부부는 천연염색에 처음 도전하는 초보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사다. 부부가 천연염색을 시작한 것은 10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했을 때부터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겐 부부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 김철희 대표가 폐교를 개조한 생태체험학교 내에서 '참빛' 설립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토피어리, 어항, 솟대 등을 만드는 공예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재료는 마당 한 구석에 심어놓은 감나무의 가지를 주로 이용한다. 나무를 직접 만져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아이들의 오감을 특히 발달시킨다. 덕분에 공예프로그램은 지역 장애아동시설에서도 꾸준히 문의가 올 정도.
 
또 '참빛'에선 전통음식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건물 뒷마당에 마련된 가마솥을 이용해 두부를 만들고, 된장 고추장 등을 담는 과정은 주부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운동장 한구석엔 '원예체험장'이 마련돼 있는데, 여기선 말 그대로 원예에 관한 모든 것이 체험가능하다. 미니화분에 꽃씨를 심거나, 테마별로 꾸며진 식물을 감상할 수도 있다.
 
주변을 꼼꼼히 돌아보고, 프로그램에 이것저것 참여를 하다보면 어느덧 하루가 저문다. 발걸음을 떼긴
아쉽지만, 여느 체험학습장과 달리 두 손 가득 들린 '작품'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도 사실.

이번 주말엔 생태체험학습장 '참빛'에 가보자.


Tip.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법 ───────

생태체험학습장에 자연을 즐기러 가면서, 환경오염의 일등 공신 자가운전을 하는 것은 어쩐지 멋쩍게 느껴진다. 다행히 '참빛' 생태체험학습장은 56번 김해버스를 이용해서도 방문이 가능하니 이용해 보자. 56번은 김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며 출발시간은 다음과 같다. 
08:10 / 09:10 / 11:00 / 12:10 / 13:50 /15:10
16:40 / 18:00

문의 055-337-4421,4481

사진촬영 =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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