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얀 접시 위에 예쁘게 담긴 안심 스테이크.
두 요리사 조리 모습 재미 '가사디푸로'
코스·전채·스프 등 매일 달라 입소문
안심스테이크·랍스터 파스타 감동 물결

아직도 '장유'라고 하면 어린 시절 놀러가곤 했던 할머니 댁이 떠오른다. 온통 논밭으로 둘러싸인 깡깡 시골. 조명이라고는 전혀 없는 깜깜한 밤. 그랬던 장유가 이제는 도시가 됐다.
 
지난 주말에는 집 근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가 이 정도 수준의 음식을 하는 곳도 생겼구나 하며 감탄을 했다. 대청동에 새로 생긴 까사디푸로다. 들어서니 완전히 개방된 형태의 주방이 눈에 띄었다. 각각 서울과 부산의 유명 레스토랑 출신인 두 요리사가 조리하는 모습이 시원하게 들여다보였다.
 
예쁜 물병에는 로즈마리를 띄운 레몬수가 담겨 있었다. 산뜻한 향과 맛이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주었다. 식전에 따뜻하게 내어온 올리브 빵과 오징어 먹물 빵부터 먼저 발사믹 소스에 찍어서 맛보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쫄깃했다. 오이와 무를 큼직하게 썰어서 담근 피클은 많이 달지 않고 적당히 상큼했다. 고추의 톡 쏘는 매운 맛까지 더해져 기름진 음식에 곁들여 먹기에 딱 좋았다.
 
식전 빵과 피클만 맛보았을 뿐인데 앞으로 나올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잔뜩 올라갔다. 코스의 전채나 스프 등은 매일 바뀐다고 했다. 그날은 모차렐라 샐러드였다. 신선한 바질과 루콜라에 뿌린 향긋한 발사믹 드레싱이 코끝을 기분 좋게 자극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흩어지는 치즈도 탱글탱글 씹히는 새우도 다 맛있었지만, 상큼하게 초절임한 토마토가 특히 일품이었다.
 
전채로 입맛을 한껏 돋운 후 고소한 콘스프로 속을 달랬다. 절인 사과, 마늘, 양파 등 정성이 가득 들어간 녹색 샐러드에 이어 파스타가 나왔다. 야생버섯과 포르치니 버섯, 크림소스로 맛을 낸 페투치니였다. 버섯은 불향을 머금었고 부드러운 크림소스는 풍미가 가득했다. 그리고 하얀 접시 위에 멋지게 그려낸 안심 스테이크. '미디엄 웰던'으로 잘 구운 스테이크는, 두툼했지만 부드럽게 씹혔다. 육즙도 제법 느껴졌다. 가시니로 낸 구운 채소도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 랍스터로 맛을 낸 비앙코 파스타.
단품으로 주문한 랍스터 비앙코 파스타는 해산물의 짭조름한 간이 면에 잘 배어있었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향긋한 오일소스도 좋았고, 탱탱한 새우와 랍스터를 씹는 맛도 좋았다. 쌉싸름한 홍차와 예쁘게 담아낸 치즈케이크 한 조각으로 즐거운 식사를 마무리했다.
 
하나하나 맛도 있고 정성도 느껴지는 음식들. 주 요리는 요리사가 직접 가져다주며 설명도 해주니 더욱 좋았다. 기대 이상의 맛있는 음식으로 더욱 달달해진 남편과의 데이트였다.


▶까사디푸로 /대청동 314-4 대명프라자 2층. 런치코스 1만 9천~4만 2천 원, 디너코스 스페셜 5만 6천 원, 2인 코스 7만 8천 원, 애피타이저 및 샐러드 1만 1천~1만 6천 원, 파스타 1만 5천~2만 4천 원, 피자·필라프·리조토 1만 4천~1만 9천 원, 스테이크 3만 5천~4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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