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물수능' 탓에 재수생마저 늘듯
야간자율학습 등 벌써 고 3 상태 돌입

▲ 김해분성여고 2학년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전국적으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실시됐다. 수능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부담'의 끝이었지만, 2학년 학생들에게는 '고통'의 시작을 의미했다.
 
지난 21일 저녁 김해분성여고 3학년 학생들의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2학년 학생들의 교실에는 적막함이 가득했다.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 휴식시간에도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들이었다. 학교 측은 2학년 학생들이 곧 다가올 3학년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수능이 끝나자마자 2학년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시간을 3학년에 맞춰 시행하기 시작했다.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복도로 나가 모르는 문제를 조용히 친구에게 물어보는 학생, 자투리시간을 이용해 영어단어를 외우는 학생, 잠시 피곤한 몸을 쉬려고 눈을 붙이는 학생 등등 저마다 자신의 진로를 위해 수능을 대비하고 있었다.
 
해마다 고등학교 2학년이 3학년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올해 2학년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다소 남다르다. 2016년 수능을 치고 난 이후에는 교육과정이 달라져 재수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수능은 '물수능'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변별력이 없어서 재수생들이 많아진다고 했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은 큰 초조감을 느끼고 있다.
 
체육교육학과 진학을 준비하는 송미경 학생은 "3학년이 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기분이 참 싱숭생숭하다. 말로 어떻게 단정짓지도, 표현하지도 못하겠다. 공부를 해도 불안하고 안 해도 불안하다. 이대로 계속하면 되는 걸까,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와 같은 여러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실기를 준비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벅차고 조금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해 좋은 체육교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수연 학생은 "고3이 된다는 사실이 많은 고민에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이전에 생각해오던 꿈에 대해 수십 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된다. 하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없기에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능이 1년 정도 남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모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민지 학생은 "수시로 원서를 넣을 날이 얼마 안 남아서 떨리고 긴장된다. 면접도 급하게 준비해야 해서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 승무원이 되려고 한다. 예상 질문에 답변도 준비해야 하고 매일매일 워킹연습에 발음, 사투리 교정 등 신경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준비하는 게 즐겁다. 꿈을 갖고 준비하니 동기부여도 확실히 된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돼 수능을 준비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되고 떨리는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꿈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김해분성여고 2학년 학생들에게는 열정이 가득했다. 주변에 예비 고등학교 3학년이 있다면 관심을 갖고 응원을 보내주기를 기대한다.

유소희 청소년 기자 분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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