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취업에 성공한 김해건설공고 조경식 군이 학교에서 전기 실습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수학·과학 접목시켜 연구
고 1 때 전기기능사 국가자격증 취득
이듬해엔 승강기기능사 자격증도
경남기능대회 동메달 후 금메달 영예
창의·적극성으로 대기업 입사 쾌거

"김해는 물론 전국에서도 유명한 전기기술 명장이 되는 게 꿈이에요!"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교장 유재일) 3학년 조경식(18·전기제어과) 군이 지난달 19일 현대중공업 취업생 선발에 최종합격했다. 오는 2월 학교를 졸업하면 3월부터 현대중공업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김해건설공고는 물론 김해교육지원청, 경남도교육청에서는 "실업계고등학교 학생이 대기업에 취직하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반기고 있다. 합격 통지서를 받은 뒤에도 변함없이 학교 실습실에서 전기회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던 조 군을 만났다.
 
"중학교 때에는 공부에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아버지의 권유로 김해건설공고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좋아하던 과목이 수학과 과학이었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수학, 과학을 공부하다보니 전기기술 분야에 흥미가 생기더군요."
 
생림중학교를 졸업한 조 군은 스스로를 '공부에 큰 관심이 없던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업계고등학교에 가면 진로가 그리 밝지 못하다는 주변의 조언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을 거듭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생림면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 조영구 씨였다. "아버지가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한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면 후회할 일이 없다'고 조언해주셨어요. 아버지의 말을 믿고 진학을 결심했죠. 현대중공업에 취직한 것은 용기와 끈기를 강조한 아버지 덕분입니다."
 
조 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김해건설공고가 마련한 중학생 기능연구캠프에 참가하는 등 김해건설공고 기능연구생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전기회로를 살펴보며 전기에너지를 전달하는 체계를 배우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에서 옥내전기회로 분야 공부를 하던 그는 친구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곧바로 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자격증 취득에 나선 것이다.
 
"1학년 때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선생님에게 말씀드렸어요. 방과 후에도 언제든지 실습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방과 후는 물론 명절 연휴에도 전기기능사 자격증 공부에 매달렸답니다.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죠. 실습을 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가더라고요. 자격증을 준비하다보니 이론수업도 재미있어지더군요. 서서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조 군은 전기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따기 어렵다는 전기기능사 국가자격증을 고등학교 1학년 때 취득했다. 2학년 때에는 전기기능사 공부를 하며 익힌 이론을 바탕으로 승강기기능사 자격증까지 거머쥐었다. 학교의 권유로 2학년 때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했다. 2013년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동메달을 받았고, 지난해에서는 영광의 금메달을 손에 거머쥐었다. 또 현대중공업 취업에 도전하는 동시에 전자기기기능사 자격시험에도 도전해 결국 자격증을 따내기도 했다.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어요. 하지만 2차례 출전한 전국대회에서는 아직 상을 받지 못했어요. 전국의 기능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에서는 제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았답니다. 언젠가는 전국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조 군을 가르친 김영규 교사는 "경식이는 실습실에 혼자 남아 묵묵히 실습을 하는 시간이 엄청 많았다"면서 "전기회로 제작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자신의 손에 맞는 공구를 제작하는 등 적극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학생이었다"고 평가했다. 유재일 교장은 "기업에서 일을 하다 어려움에 부딪치면 다시 학업에 매진해 지혜롭게 고난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힘들게 농사를 지어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3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후배들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인사말을 건네는 조 군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넘쳐나고 있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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