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 고등학생 연합 수화동아리 '하나되는 마음'의 회원이 수화 동작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복지기관 프로그램 참여 등
수동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조직 꾸리고 전문성 갖춰
지역사회 안전망·통합효과 시너지

김해지역 자원봉사가 진화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복지기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수동적인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자발적으로 조직을 꾸리고 전문성을 갖추는가 하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대상자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또 봉사는 단순히 어려운 사람을 돕는 활동이라는 협소한 개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나누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만나봤다.
 
"내가 뭘 해낼 수 있을지 몰랐어요. 선생님 고마워요." 평범한 주부 김지언(42) 씨는 지적장애인 위선정(28) 씨에겐 둘도 없는 선생님이다. 김 씨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봉사모임을 만든 것은 5년 전. 처음엔 장애인을 보호하는 시설에서 목욕 서비스 등을 돕는 단순한 봉사활동을 했었다. 김 씨가 '장애인 사회적응 교육'을 시작한 계기는 간단했다. 장애인들은 좀 더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해 보였고, 자신의 열정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니까 이 친구들이 받는 것에만 익숙해졌습니다. 장애인들도 언젠가 시설에서 독립을 해야 하는데,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돕는다고 돕는 게 진짜 '도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씨와 친구들은 모임의 이름을 '늘품지기'로 정하고 직접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매달 격주 토요일마다 사회적응 교육을 진행한 지 5년, 장애인들은 교육의 목표였던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김 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위 씨가 꿈이나 가능성을 얘기할 때마다 깜짝 놀란다. 자신이 일반적인 봉사자에 머물렀다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이현진(18·영운고) 양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매주 토요일 수화를 배우고 있다. "자원봉사라고 하면 꼭 어려운 분들이 머무는 시설에 가서 청소를 하는 등 판에 박힌 활동을 떠올리잖아요. 근데 더 중요한 진짜 봉사는 따로 있거든요." 이 양이 생각하는 봉사는 도움이 필요한 사회 구성원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정신을 가지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이벤트성 봉사활동보단 수화가 필요한 곳에 가서 통역을 하거나, 공연을 하는 봉사활동을 평생 펼치고 싶다. 이 양이 반에서 중간밖에 못하는 성적을 걱정하면서도 수화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자원봉사활동의 변화가 결국 김해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해자원봉사센터 임선미 씨는 "김해지역 같은 경우엔 중소기업이 많은 등 경제규모가 다소 작다 보니 봉사활동이 협소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싶지만 이는 오해"라며 "오히려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찾아나서고, 지역 고등학생들도 경남지역에선 거의 유일하게 봉사활동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봉사문화가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의 안정망이 구축되고 시민의 참여를 통한 사회통합이 이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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