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르색소가 포함된 저가 불량식품은 현재 김해지역 거의 모든 초등학교 앞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아이가 문방구에서 사탕을 사먹었다고 하는데, 깜작 놀랐어요. 입안이 짙은 파란색 색소 범벅이었거든요. 이를 몇 번이나 닦게 해도 색이 전혀 안 빠졌습니다."
 
김해 활천동 H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권순화(38) 씨는 며칠 전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화통이 터진다. 올해 9살에 불과한 권 씨의 자녀가 학교 인근 문방구와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는 외국산 저가 식품을 먹은 뒤 복통을 호소한 것이다.
 
권 씨는 "가정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먹지 못하도록 교육을 하지만, 아이에게 문방구에서 파는 물건도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기는 무척 어렵다"며 "국가나 시에서 어린이 식품안전을 보호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김해지역 현실을 보면 무용지물과 다름없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버젓이 부작용 유발 타르 색소 사용도
김해시 "문제없다" 안이한 대응

권 씨가 지적한 '그린푸드존'은 학교 및 학교 주변 200m 내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정서저해식품, 부정·불량식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다.
 
김해시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김해지역 57개 초등학교를 모두 '그린푸드존'으로 지정한 바 있다. 시는 이를 위해 45명의 어린이식품 전담 관리원까지 지정한 상태다. 하지만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요소가 포함된 '불량식품'이 김해지역 '그린푸드존'내에서 버젓이 유통되면서 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은 높아지고만 있다.
 
실제 <김해뉴스> 취재진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김해지역 초등학교 인근 문방구와 슈퍼마켓을 방문한 결과 저가불량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상점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식품의 가장 큰 문제는 타르색소다. 타르색소는 암 유발, 간장 및 신장장애, 알레르기 유발, 신경장애, 피부과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이 제한된 식용 색소로 특히 영유아 식품에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문방구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품 대부분은 입 속에 짙게 색이 배어 들 정도로 다량의 타르색소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김해시의 대응은 안이하다. 김해시청 위생과 관계자는 "불량식품은 주로 수입제품인데 문제가 될 경우 수입허가를 받았을 리가 없지 않느냐"며 "유통이 되는 상품은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의견은 다르다.
 
인제대학교 문갑순(식품생명과학부) 교수는 "식용색소는 과용했을 경우 분명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한 식품에 들어갈 수 있는 용량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며 "불량식품의 경우 사용한 색소의 양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방법도 검증되지 않기 때문에 유통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는 것은 억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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