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례면 일부 주민들은 지난해 5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지역업체인 대저건설에 시공권을 주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김해시와 군인공제회가 마찰을 빚어 지역의 현안인 김해복합스포츠레저단지 조성사업이 10년 째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김해뉴스 2014년 5월 7일 3면 보도). '감사 청구'는 지방자치단체의 업무 처리가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에 어긋난다고 판단될 때 주민 등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상급기관 등에 감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 16~19일 김해시 관련부서 등을 대상으로 감사 타당성 조사(예비조사)를 실시했다. 10월에는 감사원 조사2과 조사관들을 김해시로 보내 김해복합스포츠레저단지 조성사업에 등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주민들이 감사를 청구한 지 10개월, 감사원이 감사를 실시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감사원으로부터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지역에서는 '곧 감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는 말만 떠돌뿐 실제 언제 감사 결과가 발표될지 종잡을 수가 없다. 감사결과가 나와야 시공권을 대저건설에 줄지 말지, 주택단지 시행사를 김해시에서 공공법인 사업시행사인 록인김해레스포타운으로 변경할지 말지 결론을 내릴 텐데, 감사 청구 1년이 다 돼가도록 아무런 말도 없는 것이다.

감사원에 전화를 걸어 "감사 결과가 왜 이렇게 늦나. 언제 나오나"라고 묻자 감사원 관계자는 "결제 처리에 시간이 걸렸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결과가 나온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감사원이 보여온 행태를 살펴보면 이 관계자가 말한대로 결과가 나올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가 없다.

감사원이 시간만 질질 끌자 록인과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록인 측은 "사업 중단으로 불필요한 금융비용(은행 이자)만 지출하고 있다. 금액은 지난 한 해 동안 150억 원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군인공제회 측은 "감사원이 '대저건설에 시공권을 주는 것은 특혜'라고 밝히면 김해시가 입장을 철회하면 된다. 거꾸로 감사원이 '대저건설에 줘도 문제가 없다'고 문서로 확인하면 우리가 그렇게 따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감사 결과가 늦어지자 이런저런 소문만 난무하고 있다. 감사 청구를 한 진례면 주민들은 "주민 민원 감사 청구의 결과 발표에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더라. 혹시 감사원이 김해시 등과 감사 결과 내용을 놓고 '협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주민들은 "국회의원 등 일부 정치인들이 김해시에 유리한 감사 결과를 내놓으라며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든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감사 결과가 늦어지면서 생긴 부작용임에는 틀림없다.

감사원은 이달 말이나 4월 초에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감사 청구를 한 진례면 주민들이나 록인, 군인공제회, 김해시 모두 그때는 감사 결과가 나오기를 원하고 있다. 감사원이 감사와 관련해서 '내용'이 아니라 '발표 시점'으로 더 이상 지역주민, 언론의 주목과 오해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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