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김해시로부터 보도자료가 하나 도착했다. 장유 부곡동~냉정JCT(분기점)를 잇는 왕복 2차로 도로확장 공사가 사업 추진 7년 만에 재개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월 25일자 <김해뉴스>에서 지적한 내용이어서 반가웠다. 특히 총사업비 350억 원 중 150억 원을 롯데가 기부한다는 게 포함돼 있었다. 대기업의 사회 기여 차원에서 긍정적인 부분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돌이켜보니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롯데가 왜 갑자기 그 엄청난 돈을 김해시에 기부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롯데는 '짜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김해롯데워터파크 시설사용 승인을 앞두고 '장유복합문화센터 건립 기부금' 문제로 시와 줄다리기를 한 적이 있다. 롯데는 아직도 시가 요구한 기부금 200억 원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런 롯데가 왜 아무 조건 없이(?) 150억 원을 선뜻 내놓았을까. 그리고 김해롯데워터파크 기부금 200억 원도 받지 못한 시는 뜬금없는 150억 원을 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것일까. 기부의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던 중 롯데가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 사업 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돈이 안되는' 스포츠센터와 테마파크 건설을 취소하고 '돈이 되는' 제2아웃렛과 아파트 등을 지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가 나온 근원지는 경남도였다.

비슷한 시기에 흥미롭게도 김해에 상주하는 롯데 측 임원이 김해시의 고위 공무원 등과 삼계동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롯데의 수상한 움직임에 대해 취재에 나섰을 때 경남도의회 하선영 도의원도 비슷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여기서 다시 롯데가 김해시에 150억 원을 기부한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도, 시, 경찰 관계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재를 해본 결과 이와 관련해서 두 가지 가설이 나돌고 있었다.

첫 번째는 롯데가 조만간 개장할 예정인 김해롯데워터파크 2차 시설에 대해 원만한 시설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 밑밥을 뿌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지난해에 시가 발목을 잡아 개장이 늦어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올해는 미리 150억 원을 내놓아 개장을 원만하게 하겠다는 생각이라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는 김해관광유통단지 제2아웃렛과 아파트 건축 승인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사업 변경은 도와 협의해야 하지만, 건축물 허가 및 시설사용 관련허가는 시가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현재 새누리당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인 김맹곤 김해시장은 소속정당이 다르면서도 무상급식 지원 중단 등과 관련해서 손발이 잘 맞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변경 건도 도와 시에서 일사천리로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가 정말 순수한 의도로 150억 원을 기부했다면 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나중에라도 사과를 할 생각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롯데가 150억 원을 내놓은 게 과연 '꼼수'는 아닌지, 도와 시가 도민·시민 들이 아니라 롯데를 위한 행정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김해시의회와 경남도의회는 물론 김해·경남의 시민단체들이 꼼꼼하게 짚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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