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축제 마지막날인 지난 3일
수로왕릉 안팎 대제 참석 인원 가득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초헌관 맡아

지난 3일 수로왕릉 숭선전에서 수로왕 춘향대제(경남 무형문화재 제11호)가 봉행됐다. 초헌관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아헌관은 허성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종헌관은 강구복 유림이 맡아 제례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김해김씨, 김해허씨, 인천이씨 등 수로왕 후손들과 김해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가야문화축제의 마지막 날이기도 한 이 날 김해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지만 행사 시작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수로왕릉 앞 광장과 인근 주차장, 도로에는 전국에서 후손들이 타고 온 전세버스들이 늘어섰다. 제례가 시작되기 전 미리 왕릉에 가서 참배하는 후손들도 있었다.

▲ 비가 내린 지난 3일 수로왕릉 숭선전에서 수로왕 춘향대제가 엄숙하게 봉행되고 있다. 김병찬 기자 kbc@

초헌관이 김무성 대표라는 사실이 일찌감치 알려져 그를 보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도 많았다. 김 대표를 취재하러 온 언론사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한 유림은 "유명한 정치인이 초헌관을 맡아서인지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온 것 같다. 비가 오는데도 이 정도이니 날씨가 맑았더라면 훨씬 더 많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례가 열리는 숭선전 앞에서는 후손들이 줄지어 서서 제례를 기다렸다. 흙바닥이 질척거렸지만, 후손들은 엄숙하게 제례를 지켜보았다. 후손들은 "큰 우산은 여러 사람이 함께 쓰자", "비가 오니 질서를 더 잘 지키자"며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포항에서 온 초등학교 6학년 김두욱 군은 "아버지, 동생과 함께 새벽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왔다. 같은 버스를 타고 왔지만 모르는 어른들이 많았다. 모두 일가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수로왕릉에 모인 이 많은 사람들이 전부 수로왕 후손이라고 하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속의 인물로만 알고 있던 수로왕이 조상 할아버지라는 아버지 말을 듣고 나니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가 수로왕의 후손이라니 김해가 고향처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김철진 씨는 "아내와 함께 여행 겸 왔다. 젊었을 때 아버지와 두 번 왔었다. 수십 년 만에 춘향대제를 참례하니 감개무량하다. 김해김씨 가문으로 시집온 아내와 함께 춘향대제에 온 것은 처음이라 조상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있다"며 활짝 웃었다.

춘향대제를 보기 위해 가족과 함께 수로왕릉을 찾아온 시민들도 있었다. 박준규(삼계동) 씨는 두 아들과 함께 제례를 지켜보았다. 박 씨는 "경기도에서 살다가 올해 초 김해로 이사를 왔다. 서울에서 종묘제례를 보았을 때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은 감동을 했다. 아이들에게도 그 감동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데리고 나왔다"며 "제례를 지내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 좀 아쉽다. 모든 행사 중에서도 춘향대제가 가장 흥미롭다. 많은 사람들이 제례를 잘 볼 수 있도록 대형모니터를 설치하면 축제의 대표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해갑당원협의회 홍태용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는 '초선, 재선 시절에는 숭선전 춘향대제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그 뒤에는 너무 바빠 참석을 못 했다. 초헌관은 처음이다. 가야사 2단계 사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허왕후릉도 참배하고, 김해가야테마파크도 둘러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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