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박물관 강당에서 첫 공연
보존회 "시민들과 만남 더 자주 할 것"

"무형문화재 김해오광대, 김해시민들과 더욱 자주 만나겠습니다."

김해가 자랑하는 무형문화재인 김해오광대가 사상 처음 국립김해박물관(관장 김정완) 무대에 올랐다. 김해오광대가 앞으로 김해시민들과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해오광대보존회(회장 이명식)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김해박물관 강당에서 김해오광대 공연을 진행했다. 김해오광대가 지난 3월 경남 무형문화재 제37호로 지정된 이후 다섯 번째 공식공연이자 김해박물관에서는 처음 선보인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 김해박물관 무대에 오른 김해오광대 공연 장면.

김해서중학교 학생 70여 명과 시민 30여 명 등 모두 100여 명이 관람한 이날 공연에서 김해오광대보존회는 총 6개 과장 중 '노름꾼 과장', '할미영감 과장', '중 과장' 등 3개 과장을 선보였다.

노름꾼 과장에서는 노름꾼들에게 개평을 달라며 떼를 쓰던 절름발이 어딩이가 판돈을 훔쳐 도망치다가 붙잡히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

할미영감 과장에서는 할미와 오랫동안 헤어져 있었던 영감이 갑자기 첩을 데리고 오면서 일어나는 상황을 묘사했다.

중 과장에서는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쾌락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온 중을 희화화했다.

이날 공연 도중 배우들이 관객으로 앉아 있던 김해서중학교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재미있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크게 웃고 박수를 치는 등 1시간여 공연 동안 신명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공연을 관람한 김종욱(15) 군은 "전통 공연이라 지루할 줄 알았다. 그런데 배우들이 절름발이 어딩이가 숨어있는 위치를 학생들에게 묻거나 풍물단의 북 장단에 맞춰 박수를 유도하는 등 재미있게 공연을 진행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다"며 "올해 무형문화재가 됐다는 이야기를 공연에 앞서 들었다. 더 많은 시민들이 김해오광대 공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박물관 관계자는 "김해오광대가 올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기쁜 마음으로 김해오광대보존회에 이번 공연을 부탁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김해박물관에서 김해오광대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초청공연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해오광대보존회 정용근 부회장은 "김해박물관에서의 첫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자주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김해오광대가 경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더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오는 5일 오후 4시 가야역사테마파크에서도 김해오광대 공연이 열린다. 시민들이 많이 구경하러 오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해오광대는 경남 일원에 가면극이 확산된 1890년 무렵부터 시작된 지역의 무형문화재다. 김해의 대표적인 포구인 죽림을 극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일제의 강압에 의해 연희가 중단됐다가 1984년 고 류필현 전 김해문화원장이 과거 연희자들과 함께 복원하며 다시 공연되기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