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춘 통계청 김해사무소 소장
얼마 전, TV에서 전세 관련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적인 아파트 전세금이 무려 3억 4천만 원이라는 이야기였다. 이는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꿈도 못 꿀 금액이다. 낡은 아파트 전세금도 2억 원대에 달했다. 필자 또한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이어서 이것저것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 대출 등 외부의 돈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열심히 직접 번 돈으로 매매는커녕 전세를 구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
 
이런 사정은 김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전국주택가격조사 자료 중 주택매매가격지수 부분을 살펴보자. 이것은 2012년 11월 주택가격을 100%라고 했을 때 해당 달의 주택가격은 몇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2011년 1월 김해의 아파트 가격지수는 86.5였다.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주택 등을 포함한 종합지수는 90.8이었다. 지난 5월에는 아파트지수가 104.6, 종합지수가 103.5로 각각 12.7포인트와 17포인트 상승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2012년 11월 아파트 매매가격을 1억 원이라고 하자. 2011년 1월에는 8천65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5월에는 1억 460만 원에 거래됐다는 말이다.
 
물론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아 '정확히 이 정도'라고 말한다거나 '얼마가 올랐다', 혹은 '얼마가 떨어졌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집구하기가 힘들어 진 건 사실이다. 전국 수치를 보면 2011년 1월 아파트지수는 94.7에서 지난 5월 105.3으로, 종합지수는 95.8에서 103.2로 각각 10.6포인트, 7.4포인트 올랐다. 김해의 가격 상승률이 전국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주택전세가격지수를 살펴보자. 2011년 1월 김해의 종합지수는 90.5였으나 지난 5월에는 105.5로 15포인트 올랐다. 아파트전세지수는 86.9에서 108로 21.1포인트 올랐다. 이 수치는 전국 전세수치 증가분(종합 21.7포인트, 아파트 30포인트 상승)보다는 작다.
 
이는 서울 및 수도권, 대구 및 경북권, 그리고 경남권 중에서는 진해나 거제 등의 도시변화에 따른 주택전세가격 급증으로 인해 종합수치가 올라갔고, 이 탓에 상대적으로 김해의 전세가격이 덜 상승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전국수치를 일일이 따져보면 김해의 전세가격 상승세는 전국의 중간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
 
또 전월세 전환율이라는 개념을 한 번 알아보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전세금에 대비해 한 달 월세가 얼마 정도로 책정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예를 들어 전세금이 1억 원인 집이 있다. 보증금이 1천만 원인 월세로 바꾼다면 나머지 9천만 원에 대해서는 월세를 내야 한다. 이때, 전월세 전환율을 7%라고 가정하면 1년 치 월세는 9천만 원×7%=630만 원이 된다. 한 달에 52만 5천 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전국의 전월세 전환율은 2011년 1월 8.4%에서 지난 4월 기준 5.8%로 하락했다. 김해의 전월세 전환율은 2011년 1월 8.3%에서 지난 4월 6.0%로 하락했다. 김해에서 1억 원짜리 전셋집을 보증금 1천만 원짜리 월세로 바꾼다고 한다면, 2011년 1월에는 9천만 원의 8.3%에 해당하는 747만 원, 즉 한 달에 62만 2천500원의 월세를 냈어야 했다. 그러나 올해 4월에는 6.0%에 해당하는 540만 원, 한 달에 45만 원만 내면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월세가격이 많이 하락한 것은 금리와 관련이 있다. 금리는 상호작용을 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자동적으로 시중은행의 금리도 내려간다. 마찬가지로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집주인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받고 싶어 하게 되고, 세입자는 월세보다는 전세를 찾게 된다. 그러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월세손님을 찾기 위해 월세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이제는 신조어라 부르기가 민망하지만, 전세대란·하우스푸어·렌트푸어 같은 신조어가 유행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만 비교해도 이 정도인데 실제 체감하는 부분은 각자의 처지에서 보았을 때 더 크게 다가오지 싶다.
 
자고로 '내 집'이라는 것은 단순히 거주를 떠나 마음의 휴식처가 되고 여가생활을 즐기는 공간이 되고 소중한 가정의 울타리가 된다. 모두에게 필요하고 기본적인 시설인데,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누군가는 죽음에 이를 만큼의 고통이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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