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왜 40대 대통령이 없을까. 미국 오바마가 40대, 러시아의 푸틴도 40대에 대통령이 됐는데, 우리는 왜 그런 지도자를 만들지 못할까.' 거창군수, 도지사, 총리후보에 이르기까지 이런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1% 가능성만 있어도 거침없이 도전했습니다. 소 장사 아들에서 국무총리 후보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렇지만 깨달았습니다. '가슴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너무 준비가 안 됐다. 내공이 부족하다. 가슴만으로 그런 길을 갔을 때 국민들에게 누를 끼칠 수도,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김해랑 인연이 돼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대통령 후보 경선과 당대표 경선에도 출마했습니다. 한 번도 쉬운 선거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1등이 안 될 줄 알면서도 경선에 나간 것은 욕심이었습니다. 제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국민들에게 보이기 위해 출마한 것이었습니다.

더 서두르게 되면서 국민들 눈에는 '김태호가 왜 저러지?'로 비치게 됐습니다. 학점으로 보면 A를 잘 받다 C, D로 떨어졌습니다. 속도 안 찬 사람이 꿈만 가지고 국민들 마음을 얻지도 못한 결과였습니다.

그 조급함 때문에 어떤 사명감이나 가치를 가져도 국민들에게는 돈키호테로만 비쳤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습니다. 제게는 세력도 없었습니다.

어느 순간 저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한심해 보였습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새롭게 다잡지 않고 반성·성찰하지 않고 뭉개버리면, 그럴듯하게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돌아다니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저를 믿음으로 도와 준 당원·시민들에게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죄를 짓는 줄 알지만 죄를 고백하고 출마하지 않는 게 저의 마지막 양심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제게는 꿈이 있습니다. 국회의원 3~4선이 꿈이라면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현명합니다. 제가 실력이나 깊이가 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저는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누란지위의 상황에 있습니다. 경제는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아들, 딸 들은 취업이 안됩니다. 어느 것 하나 희망이 없습니다. 이제 믿음이 깨졌습니다. 열심히 해도 안됩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치달았습니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저는 너무나 준비가 덜 된 사람이라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지역민들에게는 죄를 짓지만, 저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실력을 쌓지 않으면 꿈은 이룰 수 없습니다.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를 가장 아껴주는 믿음의 원천인 당원 동지여러분. 저를 이해해 주신다면 제가 더 실력을 쌓고 깊이도 쌓아서 다시 시대의 요청에 걸맞은 정치인, 지도자로 다시 서는 데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닏다. (눈물)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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