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춘 통계청 김해사무소 소장
요즘 아침, 저녁으로 방송이나 신문에서 뉴스를 보다 보면 으레 빠지지 않고 나오는 기사가 있다. 바로 청소년 범죄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도 단순한 절도나 소매치기 수준이 아니라(그렇다고 절도나 소매치기가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성인범죄 수준을 넘어선 지능적이고 악랄한 범죄들이다. 한창 즐겁고 행복해야 할 청소년들이 죽고 죽이고 다치고 다치게 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는 것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김해는 20여 년 전보다 인구가 많이 늘어났다. 특히 가족 단위 전입 인구가 급증해 학생 수도 크게 증가했다. 김해시에서 발표한 '김해시 기본통계' 중 '학교별 총개활' 자료를 살펴보자. 2013년까지의 자료밖에 수록돼 있지 않지만 2005년부터 10년간의 자료를 토대로 현 상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먼저 총 학교 수를 보면 2004년 194개에서 2013년 213개로 19개 늘었다. 그러나 학생 수는 11만 명 정도로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은 2004년 55 대 45에서 2013년에는 52 대 48로 변해 여학생의 비율이 높아졌다. 교원 수는 4천596명에서 7천36명으로 약 53% 증가했다. 특히 여자교원은 2004년 60.2%에서 2013년 66.9%로 늘어났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04년 23명에서 2013년 16명으로 30.4% 감소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유치원은 2004년 76개에서 2013년 88개로 12개 증가했다. 유치원 교원 수는 409명에서 859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초등학교는 2004년 52개에서 2005년 57개로 증가한 후 2013년까지 비슷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초등학생 수는 4만 7천367명에서 3만 6천535명으로 1만 명가량 감소했다. 교원 수는 1천716명에서 2천225명으로 500명가량 늘었다. 중학교는 25개에서 31개로 늘었고, 중학생 수도 2만 579명에서 2만 2천362명으로 약 2천 명 많아졌다. 일반계고교는 11개에서 14개로, 고등학생 수도 1만 534명에서 1만 5천240명으로 5천 명가량 늘었다.
 
대학교나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은 제외하더라도 통계수치상으로 살펴보았을 때 학교나 교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수는 감소한 반면 중·고등학교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속적인 저출산 현상으로 유아 인구가 줄어 어린 학생들의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가족 단위 전입인구 덕에 어느 정도 성장한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증가한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한 교실에 무려 60~70명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업을 듣고는 했다. 이제는 20명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교원의 수가 늘어나고 학생이 줄어들면 언뜻 생각하기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더 잘 알고 더 잘 훈육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13년 이후 자료가 없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김해시의 기본통계를 보면 소년범죄는 2003년 총 608건에서 2012년 990건으로 62.8%가 늘었다. 2008년에는 1천84건, 2009년에는 1천166건이나 됐다. 그 중에서도 중범죄 건수가 많아졌다. 절도는 2003년 156건에서 2012년 366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폭력은 125건에서 278건으로 늘었다. 지능범죄도 2007년 51건에서 2012년 117건으로 배 이상이나 됐다. 비단 김해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학생은 늘어나지 않는데도 범죄가 많아진다는 것은 범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청소년들이 다 범죄를 저지르고 악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소중한 10대의 추억을 만들며 자신의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이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평생 지우지 못할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모든 기성세대가 관심을 갖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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