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가 예산부족을 이유로 김해지역 공원조성 사업을 일부 중단하거나 연기하면서 시민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부지지정 시점부터 길게는 30여년이 넘도록 사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는 공원사업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시에 따르면 시가 현재까지 공원 부지로 지정한 곳은 모두 250여 군데. 시민들의 휴식 및 여가 공간을 마련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이중 사업이 완료된 것은 180여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70여개 공원은 지난 1980~1990년 사이 공원 부지로 지정된 후 기반시설이 전혀 구축되지 않거나, 완공 예정 시일보다 터무니없이 공사 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상태다.
 
김해시 장유면 내덕리 '바위공원'의 경우 지난 2008년 8월 공사를 시작해 모두 4만5천464㎡ 부지에 풋살장, 분수, 폭포 등의 시설물을 갖추고 지난해 7월께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시가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까지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또 율하신도시에 조성예정이던 '반룡산공원' 역시 지난 2007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184만9천㎡ 규모의 부지에 가족피크닉 시설 등을 지난 2008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4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정률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원의 경우 공사가 지연된 대청, 삼문 등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시가 예산을 따로 반영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공사 착수일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곳도 있다. 동상동 주민의 염원인 '분산공원'은 지난 1986년 공원부지로 지정된 이후 지난 2008년 기반시설물이 들어서도록 '1차변경결정'까지 받았지만 현재까지 들어선 공원 시설물은 전무하다. 지난 1977년 공원지정을 받은 진영읍의 '여래공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이 공원의 경우 30여년이 넘도록 '공원조성계획단계'에만 머물며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태다.
 
시청 공원녹지과의 한 관계자는 "공원이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예산 사정을 감안할 때 필수시설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김해시의 경우 현재 긴축재정까지 시행하고 있는 탓에 공원 사업을 위한 재원마련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간다. 동상동 주민 천모(52) 씨는 "처음부터 예산을 봐가면서 규모있게 사업지정을 해야 했다"며 "필요에 따라 선심쓰 듯 지정만 해두고, 이제 와서 예산 핑계를 대는 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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