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선, <다정하지 않은 …>발간
최근 5년 작품 58편 1~4부 게재


계간지 <시와사상> 편집위원인 송미선 시인이 2015년 경남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아 최근 시집 <다정하지 않은 하루>를 펴냈다. 최근 5년간 만든 작품들을 모아 1~4부로 나눠 58편을 실었다.

'블루스를 추자'를 보면 송 시인이 시를 대하는 시선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시는 그의 2011년 등단작이다. 그는 시에서 '당신과 나 사이에 놓인 사다리의 검은 건반/ 한 걸음 다가서면 늘어나고'라고 표현했다. 여기에서 당신과 나는 관계를 맺고 있는 아무개이다. 피아노의 건반 저편에 당신이 서 있고 시적 자아는 이쪽 편에 서 있다. 인간관계란 인위적으로 다가가려 하면 멀어지기 마련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송 시인은 또 '주파수는 꿈과 잠 멀미 사이에서 노래 부르고/ 뒤엉켜버린 하루살이처럼/ 내일을 지우고 블루스를 추자/ 당신은 간지러운 내 그림자/ 스텝도 버리고 리듬도 버리고/ 백치의 기억대로 하나 둘 하나 둘/ 잔디밭 이슬이 발바닥 간질이는 대로/ 블루스를 추자'라고 읆조렸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블루스를 추는 행위에 비유한 표현이다. 스텝도 버리고 리듬도 버린 백치의 기억대로 추는 춤의 자연스러움이 인간 관계의 미학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송 시인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던 중에 나온 '인간관계의 미학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서 '블루스를 추자'는 시작됐다. 우리는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진정한 관계란 격식, 윤리, 불문율 없이 자연스레 나오는 표정과 웃음소리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인은 평소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 기록해 둔다고 한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여행을 가서, 혹은 TV를 보다가도 소재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현실에서 자극이 오면 시가 된다고 했다. 그는 "한 마을에서 일주일씩 살아 본다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보는 데 얼마나 걸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시를 쓰는 것이 목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내면에 잠재된 욕망과 이상이 현실과 불협화음을 이룰 때 어둑한 기분이 든다. 그 때 시를 쓴다. 시를 쓰면서 마음을 달랜다"고 밝혔다.

송 시인은 시에서 자신의 기본 바탕을 <구운몽> 속의 '호접몽'과 비교했다. 나비가 내 꿈을 꾸는지, 내가 나비꿈을 꾸는지 헷갈리는 것처럼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을 풀어내는 것이 자신의 시라는 것이다.

그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 중간쯤 어딘가에서 떠도는 것이 시가 되어 나온다. 시를 쓰는 행위는 내 속에 언제든 내가 숨을 수 있는 '빈집'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때때로 그 '빈집'을 찾아가 액자도 걸고, 벽도 칠하며 나만의 감성을 채워 넣는 일을 한다. 현실과 욕망사이의 괴리감이 느껴질 때마다 찾는 돌파구인 셈이다. 시란 내면 속에 있는 나를 찾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강보금 인턴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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