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김해를 빛낸 인물들도 적지 않다.
<김해뉴스>가 자체 선정한 각 분야의 인물들을 소개한다.

시정 현안·비리 매섭게 파고들어
■ 엄정 김해시의원


다사다난한 2015년이었다.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김해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뛰어다녔다. 김해시의회 의원 중에서 가장 바빴던 사람은 엄정(새누리당) 의원이다. 올 한 해 동안의 <김해뉴스>를 살펴보면 '엄정'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기사가 무려 50건이나 된다. 그만큼 활발한 행보를 이어나갔다는 이야기다.

엄 의원이 '일을 열심히 잘 한다'고 소문이 나면서 수시로 사람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자가 엄 의원을 만나러 그의 사무실에 갔을 때에도 건설 보상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찾아 와 있었다. 그는 그들의 손을 잡고 "해결해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돌려보냈다.

엄 의원은 초선이다. 김해시의회에 발을 들인 지 이제 겨우 1년 5개월이다. 그는 시의원을 선택하기 전부터 사회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맑은물사랑사람들 대표, 북부동청년회 회장 등을 맡아 일하는 등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제도권 내에서도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시의원 활동은 쉽지만은 않았다. 엄 의원은 "시정을 살피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지식이 필요했다.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각 분야에 접근할 때마다 공부를 했다. 부족함을 깨닫고, 현장에 나가 있는 시간 외에는 책을 붙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김해에서 일어난 현안과 비리에 집중했다. 공무원 불공정인사 의혹에서부터 특별위원회까지 구성된 삼계석산 특혜의혹에 이르기까지 그의 '엄정'한 지적이 쏟아졌다. 그는 "삼계석산은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태광실업이 시의 비호를 받으며 물 흐르듯 사업을 진행했다. 김맹곤 전 시장과 회사 측의 특별한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부당함을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전 시장이 인사권을 무기로 삼아 시청 직원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의혹이 있었다. 선거 때 도와줬거나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사람들을 승진시켜 준 것이다. 이에 대해 시정질문을 했다. 그는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의회에 불출석했다"고 덧붙였다.

엄 의원은 노무현기념관 건립 예산 삭감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여러 사람들의 질책과 비난을 예상했다. 그러나 기념관 건립 예산은 이치에 맞지 않았다. 시민들을 위해 기념관 예산 삭감 내용에 대한 시정질문을 했다. 노무현기념관 건립 예산을 없애면 더 많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엄 의원은 앞으로 시민의 심부름꾼으로서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시의원은 특별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시민들의 심부름꾼이다. '생활정치'는 그런 것이다. 시민들이 직접 시청을 찾아가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본질을 망각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 그것이 나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어태희 기자 tto@gimhaenews.co.kr


지역 옛 명성 되찾기 ‘도시재생’ 앞장
■ 조강숙 동상동 동장

올 한 해 동안 각 읍·면·동 가운데 가장 활발한 움직임과 변화를 보인 곳은 '김해의 일번지' 동상동이었다. 이는 변화의 중심에 선 조강숙 동상동 동장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 동장은 2년 전 동상동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처음 동장이 됐을 때 주민들이 찾아와 '여기가 원래 김해 일번지였다', '다른 지역은 다 재개발을 하는데 우리만 재개발을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이야기 했다. 옛 명성을 되찾아 달라는 말에 부담이 컸다"고 회고했다.

조 동장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생각해 낸 방안은 '재생'이었다. 그는 "동상동, 회현동, 부원동 등은 지역의 상당 부분이 유적지여서 재개발을 하기 어렵다. 재생 말고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도시재생과 지역 부활을 위해 외국인을 몰아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외국인들을 더 많이 불러와야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역발상을 했다. 이는 조 동장 뿐만 아니라 지역 단체들의 생각이기도 했다.

동상동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주인 바로 알기' 특강을 시작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주민들의 나라별 특징과 문화를 알아가는 행사였다. 행정자치부 공모사업인 '희망마을 만들기'에 선정된 게 큰 힘이 됐다. 동상동은 1천800만 원의 지원금을 들고 올 한 해를 알뜰살뜰 움직였다.

'이주민들은 더럽고 무섭다'라고 생각하는 상인·주민 들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분기별로 '안전하고 깨끗한 마을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4명, 이주민 2명, 김해문화재단 등 단체대표 5명, 상인회 대표 등 모두 16명으로 구성된 '무지개마을 주민협의회'가 발족됐다. 주민협의회는 그동안 동상동이 주최한 안전캠페인과 이주민·선주민 체육대회를 이어 받았다. 이주민들을 초청해 소통하는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조 동장은 "올해 초 국토부 도시재생 활성화 공모사업에 신청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 자발성이다. 주민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돕고 방향을 설정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김해에는 도시재생전문가가 없어 동상동에서 나섰다. 주민들도 잘 협조해 줘 일이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

동상동은 지난 10일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2015 글로벌 공동체 한마당 마을자랑 대회'에서 도시부문 최우수상인 '감동상'을 수상했다. 외부에서 인정을 받는 단계에 이르자 상인들의 공동체의식도 높아졌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는 자발적인 거리 청소가 열리기도 한다.

조 동장은 "처음에는 도시재생과 관련된 여러 행사는 물론 이주민들에게 부정적이었던 상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바꿔 지지해줬다. 대형마트, 백화점의 등장으로 위기의식이 높았던 상인들도 외부에서 인정해 주는 목소리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주민협의회 강성구 회장, 주민자치위원회 황행관 회장, 주민자치위원회 박재문 간사 등 특정 주민들의 역할이 컸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외국인 고충 해결… 3년 연속 성과 1위
■ 김해중부서 외사계


김해중부경찰서는 경남에서 일이 많기로 유명한 경찰서다. 우리나라 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평균인구는 479명이지만 김해중부서는 무려 837명이다. 김해중부서 경찰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올 한 해를 보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빴던 이들은 외사계 직원들이다. 외사계는 2012∼2014년 3년 연속 경남 24개 경찰서 외사계 중에서 성과 1등을 차지했다.

김해중부서 외사계는 김해지역 외국인 관련 범죄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일을 맡고 있다. 계장을 맡고 있는 허출 경위, 정영대 경사, 정형기 경사(사진 왼쪽부터)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해의 외국인 인구가 2만여 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1인당 6천600여 명을 담당하는 셈이다.

적은 인원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따로 또 같이 일을 할 때가 많다. 전체적으로 활동하면서도 각자 주요 국가를 나눠 맡아 일을 하는 것이다. 허 경위는 외사계 전체를 총괄하면서 중국어 특기를 살려 중국인과 재중동포를 담당한다. 필리핀어를 잘하는 정형기 경사는 우즈베키스탄·필리핀·파키스탄·네팔 등을, 정영대 경사는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태국을 담당한다.

흔히 외국인들이 외사계 경찰관들을 무서워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들은 외국인들에게는 편하게 도움을 청하고 어려운 점을 호소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다. 김해중부서 외사계가 자체적으로 치르는 행사로는 매달 2~3회, 연말에 매주 1회씩 실시하는 외국인명예경찰단 캠페인이 있다. 2009년부터 8개국 20여 명의 외국인명예경찰이 직접 동상동거리를 돌면서 범죄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위드(with) 다문화 페스티벌'을 열어 외국인들에게 축제의 장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허 경위는 경찰서에서 중국어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중부서 외사계는 올 한 해 동안 통상적인 외국인 범죄 관련 업무 외에도 많은 행사를 지원하거나 진행했다. 지난 1월 파키스탄 무슬림  거리 행진, 5월 전국에서 인도네시아인 4천500여 명이 참가한 인도네시아 이슬람센터 개원 기념행사, 9월 이슬람 명절 '이드 알 피트르'와 '이드 알 아드하' 행사 등을 지원했다. 외국인들이 행사를 열 경우 외사계 경찰관들이 행사 장소를 섭외해 주거나 직접 참석해 도움을 준다. 또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대신해 기업 대표를 설득하거나, 일을 하다가 다친 외국인들이 산재보험 처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돈이 없는 외국인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을 소개해주는 일도 한다.

정형기 경사는 "외사계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숨은 부서다.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대 경사는 "우리는 쉽다고 생각하는 일이 외국인에게는 어려운 일일수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잘 정착해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허 경위는 "주로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엘리트인 경우가 많다. 나중에 조국으로 돌아가면 우리나라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들을 편견 없이 봐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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