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는 올 한 해 동안 김맹곤 전 시장의 당선무효, 산업단지 비리의혹 등 온갖 추문으로 얼룩졌다. 부끄러운 한 해였다.

리모델링·조직 개편 등 상의 새 단장
■ 류진수 김해상공회의소 회장

요즘 김해상공회의소를 방문하는 기업인들은 상의 건물의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칙칙하고 답답했던 예전 상의의 옛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겉과 속이 모두 밝고 환해졌다. 

올해는 김해상의 창립 30주년이다. 지난 3월 20일 제11대 김해상의 회장으로 취임한 류진수 ㈜대흥알앤티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상의의 정비에 나섰다. 그는 가장 먼저 상의회관 리모델링 작업에 손을 댔다. 24년 전에 지어진 상의회관은 어둡고 낡아 방문 기업인이나 시민 등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류 회장은 "회장 취임식을 했을 때 상의의 모든 것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리모델링 이전의 상의회관은 답답하다는 인상을 줬다.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해야 일하는 사람의 마음도 밝아지고 적극적으로 변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작업은 지난 3월 23일~8월 10일 진행됐다. 류 회장은 상의회관 정비를 위해 특별회비 6억 원과 고가의 그림 등 현물을 내 놓았다. 부회장들도 가세해 1억 5천500만 원을 모았다. 상임위원 10명은 5천만 원을 추가했다. 강복희 전 회장도 1억 원을 쾌척했다. 상의 예산을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상의회관은 밝고 깨끗하며 사계절 내내 꽃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환경으로 변했다.

류 회장은 상의의 내실화를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조직을 총무부, 기업지원부, 통상지원부 3개 부서에서 총무부, 기업지원부 2개로 줄였다. 사상 처음으로 공개채용을 통해 회계담당 인턴사원을 뽑기도 했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정년퇴직한 직원이 2명 있었다. 하지만 회계담당 인턴사원만 뽑았다. 현재 상의 직원 8명은 지역 기업인들을 주인으로 섬기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무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김해상의의 부채 청산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는 "취임 초기에 김해상의의 재정상태를 확인했다. 진영 오피스텔 구입 대출 잔금 15억 원과 법인세·퇴직세 10억 원 등의 장·단기 부채가 있었다. 지난 1년 간 순부채 21억 원 중 16억 원을 상환했다. 현재 5억 원의 부채가 남아 있다. 다음달 중으로 부채 제로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상의는 또 내실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7일 상의 의원을 49명에서 80명으로 늘렸다. 류 회장은 "상의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실이 있어야 한다. 상의의원을 31명이나 늘린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김해상의의 역할은 기업의 일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이다. 임기가 다하는 날까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김해상의가 경남에서 제일 가는 상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 회장의 노력 덕분에 김해상의는 이미 대내·외적으로 경남·부산·울산의 11개 상의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상의로 평가받고 있다.

류 회장은 김해 출신이다. 부산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부경대에서 명예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불교방송 사장,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총재를 지냈다. 지난해부터 한국고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1985년 조세의 날 국무총리 표창, 1987년 제42회 근로자의 날 철탑산업훈장, 2008년 제42회 납세자의 날 동탑산업훈장과 지난 4월 '2015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배움 공동체’ 통해 학교 변화 모색
■ 황금주  봉명중 교사

"학교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뀐다."

학교를 바꾸기 위해 쉼 없이 달려 온 황금주 김해봉명중 교사에게 올 한 해는 너무나 짧았던 1년이었다. 그는 전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사무국장과 경남배움의공동체연구회 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배움의공동체는 '한 명의 아이도 배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모든 아이들에게 질 높은 배움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국적인 교사 모임이다. 전국 12개 지역연구회에서 교사 1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황 교사는 2014년 김해봉명중을 자유학기제 시범학교로 이끌었다.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덕에 전국 각지의 중학교들이 김해봉명중을 롤모델로 삼기도 했다. 김해봉명중은 올해 경상남도 행복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황 교사는 매달 1차례 수업장면을 촬영해 영상으로 만들고 교사들과 협의를 거쳤다. 협의에서 얻은 결과는 학교 수업에 즉각 반영했다.

황 교사는 수업 이외의 모든 과외 활동을 지양했다. 수업은 단순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의 활동을 통해 진행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모둠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했다.

그 결과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아이들이 사라졌다. 성적이 오르진 않았지만,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이 상당히 줄었다. 12월 기말고사 이후의 수업 공백도 사라졌다. 황교사의 노력 덕분에 봉명중은 공교육의 모델학교로 알려지게 됐다.

황 교사는 올해 전국배움의공동체연구회 세미나를 경남에서 열었다. 창원 창신대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전국에서 1천100여 명의 교사들이 참석했다. 성공적이었다. 그만큼 학교의 변화를 필요로 하는 교사들의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 행사였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뀝니다. 학교가 바뀌면 아이들도 바뀝니다. 아이들이 바뀌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바뀝니다. 배움의 공동체는 수업을 바꾸는 것에서 나아가 학교를 바꾸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수업 외의 업무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수업뿐만 아니라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많은 교사들이 공감하기 때문에 바로 지금이 수업방식과 학교문화를 바꿀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황 교사의 말에 그의 내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해뉴스 /조증윤 기자 zopd@gimhaenews.co.kr


대사·악·연희 30년 복원 노력 결실
■ 도 무형문화재 등록 ‘김해오광대’

올해 김해 지역 문화예술계 최고의 소식은 지난 3월 김해오광대의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37호 지정이었다. 그 중심에 이명식 김해오광대보존회 단장과 정영근 씨가 있다. 이 단장은 김해오광대가 무형문화제로 지정될 때 '노름꾼', '상여소리', '성주 선산양반', '봉사'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정 씨는 '종가양반', '영감' 예능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김해오광대 연희는 경남 일원에 가면극이 확산된 1890년 무렵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의 강압에 의해 연희가 중지되었던 김해오광대는 1984년 고 류필현 전 김해문화원장이 과거 연희자들과 함께 복원하며 다시 공연되기 시작했다. 오광대의 대사·악·연희를 전수받아 1986년 김해노인회관과 한림면사무소에서 첫 복원 공연을 했다.

이 단장과 정 씨는 고 류필현 전 김해문화원장이 만든 문화학교에서 풍물을 지도하다 오광대에 관심을 갖게 됐다. 류 전 원장은 임종 1주일 전 나전고개의 한 찻집에서 두 사람과 함께 차를 마시다 "오광대를 문화재로 만들어 달라"는 사실상의 유언을 남겼다.

두 사람은 그의 유지를 받들어 1993년 '가락문화제'를 기획했다. 1961년부터 열리다 명맥이 끊어졌던 '농악경연대회'를 두 사람이 부활시킨 것이다. 김해오광대는 이후 1990년 경남민속예술경연대회 장려상, 1996년 같은 대회 최우수상, 1997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장려상 등을 받아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이런 노력이 30여 년 동안 쌓이고 쌓인 끝에 김해오광대는 무형문화재 등록이라는 쾌거를 얻었다. 이 단장은 "무형문화재에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자 눈물이 왈칵 솟았다. 믿고 기다려 준 아내에게 상을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정 씨도 "운전 중에 등록 소식을 받았다. 울컥하는 가슴을 추스르느라 애를 먹었다. 고생한 가족들에게 노력의 성과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정말 감사했다"고 등록 당시의 심정을 회상했다.

김해의 전통예술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달려온 그들은 현재 김해오광대 전수자를 키워 맥을 잇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청소년김해오광대다. 청소년들은 두 달 간 연습해 참가한 경남청소년민속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김해박물관 앞에 김해오광대 간이 전수관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김해오광대의 미래가 무조건 밝은 건 아니다. 올해에 무형문화재로 등재된 뒤 김해시에 1억 원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삭감되고 1천300만 원만 확정됐다. 현재 재정난 때문에 장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이 단장의 꿈은 소박하다. 먼저 1년에 한 번만이라도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김해오광대 공연을 하는 것이다. 또 제대로 된 전수관을 설립하는 것도 목표다. 김해지역 농요를 다시 발굴해 명맥을 이어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김해뉴스 /강보금 인턴기자 amond@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