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근 가야대 통합대학원장
전문가들이 내놓은 2016년의 전망은 위기와 기회의 공존이다. 기회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좋은 정치지도자를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가오는 4월 13일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김해에서 시장 재선거까지 같은 날 치러진다.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갈 나쁜 정치인을 뽑는 것도, 나라를 기회로 이끌 좋은 정치인을 뽑는 것도 국민의 몫이다. 헌법 제1조에 규정되어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치를 해서는 안 될 나쁜 정치인은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 전국시대에 편작(扁鵲)이라는 병을 잘 고치는 명의가 있었다. 오늘날까지 중국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편작도 고칠 수 없다고 말하는 여섯 가지 유형의 불치(六不治)가 있다. 흥미롭게도 육불치의 유형을 나쁜 정치인과 비교해도 딱 들어맞는다. 왜냐하면 병명이나 병의 상태보다는 환자의 마음과 생활 자세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유형은 교만하고 방자한 환자이다. '내 병은 내가 안다'라고 말하면서 의사의 진료나 권고를 따르지 않는 사람이다. 정치인들 중에서 가장 많은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주위 평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자신의 주장을 먼저 늘어놓는다. 선거 때마다 당선을 확신하고 출마하지만 낙선을 거듭하는 정치인들이 되돌아 봐야 할 유형이다.
 
편작이 말하는 두 번째 불치 유형은 돈과 명예만 중시하고 몸을 가벼이 여기는 환자다. 이런 환자는 결국 몸이 망가져서 돈과 명예를 다 잃게 된다. 정치인 중에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보다는 개인의 명예와 재물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바로 이 유형이다. 국민들로부터 정치인들이 가장 비난을 많이 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정치인들 때문이다.
 
세 번째 유형은 먹고 입는 것을 적절하게 잘 하지 않는 환자다. 지나치게 음식을 탐하고 편안한 것만 좇는 환자는 결코 병을 고칠 수 없다. 정치인과 비교해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음식만 먹고 좋은 옷만 입고 편안함만 추구하는 정치인은 정치를 해서는 안 될 나쁜 정치인이다. 문제는 이런 정치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지도자가 불편하고 힘들어야 국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하다.    
 
네 번째 불치 환자는 음양의 평형이 깨져 혈맥 소통이 단절된 환자이다. 혈맥이 소통되지 않으면 오장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치인으로서의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없다. 최근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국민과의 소통이 전제가 되어야 가능하다.
 
몸이 극도로 쇠약하여 약을 못 받아들이는 환자는 다섯 번째 유형이다. 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체력도 안 되는 환자를 고치는 일이 불가능하듯이 국회의원이나 시장으로서의 기본 자질도 안 되는 사람이 선거에 나서면 방법이 없다. 정치인의 기본체력은 국민생활에 필요한 법안을 만들고, 국정을 감시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편성되는 예산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마지막 유형은 무당 말만 믿고 의사 말은 믿지 않는 환자이다. 예나 지금이나 유사한 사례는 아직도 주변에 많이 있다. 정치에 나서겠다는 사람도 이런 유형을 종종 볼 수 있다. 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철학관을 찾아다니면서 당선 가능성을 묻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이 맘 때만 되면 용하다는 철학관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도 나쁜 정치인이 많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더 이상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생을 외면하는 정치인,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치인, 자신의 돈과 명예만 중시하는 나쁜 정치인은 이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깨어 있는 국민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 국민들이 해내야 할 새해의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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