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섭 금해 변호사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든 어린 아이들이든 어떠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그 선택의 기준은 가치관, 도덕성,  법적 판단 등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것일 수도 있고, 갑작스런 충동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러한 결정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적당한 수준까지는 인내할 수 있을 때에야 자신의 삶 속에서 중심을 잡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더욱이 법적 문제가 결부된 경우에는 신중함과 참을성을 더 많이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요즘 TV를 보면 보복운전에 대한 이야기가 적잖이 나온다. 보복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먼저 잘못하였고, 이러한 사람들에 대하여는 정의로운 응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보복적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한 지인은 차선을 급격히 변경하는 바람에 충돌사고를 유발할  뻔한 상대 차량을 수십㎞나 따라가 경적을 크게 울린 사실이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보복운전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상 '흉기 등 협박죄'에 해당할 수 있다. 최근 국회는 보복운전을 해 형사처벌을 당한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정지되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의를 실현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보복운전은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한 번 참아주는 미덕이 필요하지 않을까.
 
쟁송에 있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이 차용금 사기이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차용을 하는 경우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을 빌려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를 밝혔다면 그 용도로 돈을 사용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차용금 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돈을 변제 받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을 사기죄로 고소해야 하는지를 문의한다. 그런데 생각 외로 사기죄로 처벌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 만큼 사람들이 변제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리는 것도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 중의 하나인 것이다.
 
얼마 전에 간통죄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았기에 혼인 중인 사람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이 이제는 형사적으로 문제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간통은 주요 이혼 사유 중 하나다. 이혼 시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므로 여전히 법적으로 의미가 있다. 다만, 위헌 판결 이후에 예상될 수 있었던 간통에 따른 위자료 증액은 현재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성매매특별법에 대한 위헌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심사되고 있는데, 간통죄 폐지에 이어 그 판단 결과가 주목된다.
 
향후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인지가 가장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직자,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 교사 등과 관련을 맺고 있으므로 어디까지가 범죄 행위에 해당할 것인가는 평소에 알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인터넷에 올라 있는 최신 미국 드라마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 처벌을 받을까, 외국 카지노에 가서 어느 정도 돈으로 게임을 해야 도박죄에 해당하지 않을까, 법적 문제가 복잡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 어느 정도까지 설명을 하여야 사기죄가 안 될까,  층간 소음에 있어 어디까지 보복이 가능할까 등등 머리 아픈 문제들이 많다.
 
궁금한 법적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러한 법적 판단을 포기한다면 나중에 귀찮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스스로 찾아보려는 노력을 해보길 바란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가까운 법률 전문가에게서 미리 조언을 받길 권한다. 법을 몰라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없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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