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박물관 ‘시간을…’전
밀양 제대리 토기 뚜껑 눈길


사슴의 맑은 눈망울 속에서 고대의 영험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전시가 김해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김해박물관(관장 임학종)은 오는 4월 3일까지 박물관 상설전시실 2층에서 '시간을 비우는 존재, 사슴' 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회는 밀양 제대리 유적지에서 발견한 특이한 토기 하나에서 시작됐다. 신라시대에 가까운 시기의 토기였다. 암수 사슴 한 쌍이 그려진 작은 뚜껑이었다. 김해박물관 김현희 학예연구실장은 "동물무늬가 들어간 토기는 희소하다. 특히 고대로부터 영험한 존재로 여겨지던 사슴 암수가 동시에 새겨져 있는 토기는 전국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 김해박물관에 전시 중인 사슴무늬 뚜껑.

김해박물관은 토기에 새겨진 두 마리의 사슴에서 착안해 기획전을 구성했다. 전시회에서는 밀양 제대리에서 발견한 사슴이 그려진 작은 뚜껑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뚜껑 표면에는 암수 사슴 두 마리가 대칭을 이루고 새겨져 있다.

'신의 사슴'이라 불리는 흰사슴(백색증 사슴)에 대한 자료도 소개한다. '사슴은 왜 쓸개가 없을까?', '사슴의 생태학적 신체 구조', '사슴의 특징', '사슴의 뿔과 뼈로 만든 장식품', '기와지붕과 바닥에 새겨진 사슴' 등 다양한 각도로 접근한 사슴에 대한 설명 자료도 전시된다.

사슴은 고대에는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다. 생활도구를 만드는 재료로도 활용됐다. 사슴의 뿔은 다루기 쉬워 칼자루나 괭이 재료로 사용됐다. 다리뼈는 화살촉이나 낚시바늘, 작살 등 사냥도구로 만들었다. 사슴은 신성한 존재로 의례의식에도 사용됐다. 실제로 사슴을 희생물로 바치거나, 혹은 사슴 그림을 희생물로 대체하기도 했다는 주장도 있다.

김현희 실장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시간의 흐름으로 관찰해 현대의 사회문제와 연관지은 기획전시를 기획했다. 앞으로도 동물과 관련된 전시를 더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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