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10명 ‘맘마미아 뮤지컬단’
가인소극장 ‘엄마! 어디가?’ 공연
노래·춤 열연 가족 관객 매료
작은 실수 연발에도 박수갈채


평범한 가정주부들이 뮤지컬 무대에 섰다.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은 결혼과 함께 잃어버렸던 자신의 삶을 되찾았다며 좋아했다.

주부극단 '맘마미아 뮤지컬단'은 지난달 27일 오후 4시 봉황동 가인소극장에서 뮤지컬 '엄마! 어디 가?'를 공연했다. '맘마미아 뮤지컬단'은 총 10명으로 이뤄졌다. 이번 뮤지컬에는 주인공 미자 역을 맡은 이미숙(56) 회장을 비롯해 민영옥(56), 이행숙(54), 박정현(49), 김희선(43), 김은희(42), 김혜경(42), 박종선(42), 배소완(33) 씨가 출연했다. 정인순(39) 씨는 다른 단원들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스태프 역할을 맡았다. 연출은 문아트컴퍼니의 김문희 대표가 맡았다.

▲ 주부극단 '맘마미아 뮤지컬단'이 지난달 27일 가인소극장에서 뮤지컬 '엄마! 어디 가?'를 공연하고 있다.

'엄마! 어디 가?'는 여고시절 연극부 동아리 활동을 한 꿈많던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다. 소녀들은 졸업 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 등이 되었고, 여고 시절의 추억을 잊은 채 살아간다. 미자는 어느날 연극부원 시절에 만났던 첫사랑과 우연히 재회하게 됐다. 그는 옛 친구들을 다시 불러모아 연극 무대를 꾸미게 된다.

이 작품은 전세계를 강타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수록곡과 대중가요를 적절히 섞었다. 배역을 맡은 가정주부들의 실제 이야기도 접목했다.

'맘마미아 뮤지컬단'은 공연에 앞서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연습과 리허설을 강행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배우의 가족, 지인 들이 꽃다발을 하나씩 들고 객석에 앉기 시작했다. 무대가 어두워지며 공연 시작을 알리자, 소란스럽던 객석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어둠 속에서 보니엠의 '써니' 반주가 흘러나왔다. 조명이 무대를 밝게 비췄다. 배우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긴장감을 떨치고 밝은 표정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단체 댄스 무대가 끝났다. 학교 종소리가 울리며 뮤지컬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배우들은 옛날 여고 시절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객석에 앉은 가족, 지인들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노래와 춤이 이어졌고,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됐다. 1시간 여 동안 이어진 뮤지컬은 배우들의 열연 속에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출연진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비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섰다. 그리고는 객석을 향해 한 명씩 힘차게 외쳤다. "밥은 배고픈 놈이 차려 먹어라. 엄마가 가정부냐!" "엄마도 여자고 사람이다."

화려한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단체 댄스 무대가 이어졌다. 객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비록 작은 실수들이 많았던 무대였지만 관객들은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이미숙 회장은 "댄스와 노래를 동시에 하는 게 어려웠다. 가정주부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뮤지컬에 도전하게 돼 뜻깊은 시간이었다. 무대에 서면 슬픔이 없어진다. 작은 괴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고생한 단원들과 우애도 돈독해졌다. 극 속의 이야기는 우리의 실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고 있다.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가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공연을 마치니 시원섭섭하다"고 덧붙였다.

김문희 대표는 "엄마이자 아내로서 생활에 치이던 가정주부들이 뮤지컬을 통해 서로 치유하게 됐다. 성취감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SBS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단원들이 앞으로 실력을 더 다져서 아동센터나 다문화가정에서 봉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주부극단 '직장동료'는 지난달 24~27일 이루마소극장에서 창작극 '살, 살 좀 풀지!?'를 공연했다. 이 연극은 이루마소극장의 이정유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