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도서출판 '향기살이'의 한민 대표가 봉황동 수릉원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명함 대신 이 책을 드릴게요. 출판사를 세우고 제 소설이 첫 발행됐으니 이 책은 제 명함이나 마찬가지랍니다."
 
도서출판 '향기살이'의 한민(44) 대표는 불혹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사람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기계공학과을 졸업한 뒤 H자동차에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김해에서 입시학원을 만들어 오랜 기간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최근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홀로 1인 출판사를 세운 것이다. 또한 그는 지난 5일 '인생의 별책 불혹'이라는 단편 소설집을 펴냈다.
 
이 책은 불혹의 나이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여유 그리고 지난날에 대한 성찰까지 담아 내고 있다. 한 대표는 "불혹이라는 나이는 시간과 경제력 그리고 경험까지 두루 완벽하게 갖춰진 인생의 황금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혹이라는 시기에 마주할 수 있는 삶의 멋을 이 책을 통해 담아내고 싶었고, 불혹은 다시 희망하는 삶으로 얼마든지 전환할 수도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인 출판사 '향기살이' 설립
첫 번째 단편 소설집 출판 신고
"출판 대중화 위해 최선 다할 터"
 
불현듯 1인 출판사를 세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 글을 쓰고 디자인하고 마케팅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그 일이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게 홀로 출판사를 세운 이유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가 워낙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출판의 기회를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죠. 저를 비롯해 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이 수월하게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이 출판사를 설립하게 됐어요."
 
그는 학창시절부터 순수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김해고등학교 재학시절 교지 '신어'에 단편소설을 수차례 싣기도 했으며 1984년 김해제일교회에서 학생회장을 하며 '문예의 밤'을 기획했었다고 한다. 그는 문학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울산의 H자동차 회사에서 근무 할 때도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여러 작품을 썼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빠져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죠. 하고 싶은 일, 재미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은 손에 놓지 않고 계속하다 보니 결국 직업이 되더라구요."
 
그는 지난 1년 간 다른 일은 접어두고 출판사 설립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집필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물론, '인디자인과 코렐', 일러스트와 포토샵까지 섭렵하며 출판 디자인 분야도 공부해 왔다. 또한 인쇄와 마케팅 분야에도 눈을 돌려 출판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무리 1인 출판사를 운영한다지만 주위의 도움 없이는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많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꿈을 언급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될 때까지 1인 출판사를 유지할 생각이예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 출판사를 크게 확장해야겠죠. 저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꼭 이뤄질 거라 봅니다. 저는 아직 불혹이니까요."
 
그는 올 연말 400쪽 분량의 장편소설 '사랑한다, 청춘'(가제)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한 대표가 10년 전부터 기획해서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집필한 소설로 20대 젊은이들이 겪게 되는 아름다운 사랑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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