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건강하게 여름나기 - 열사병 예방과 관리법

내외동 주민 김모(41) 씨는 최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올해 4살 된 애완견 '초코'가 더위를 먹고 죽을 고비를 맞은 것. 헉헉 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며, 원래 개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며 쉽게 넘긴 것이 문제였다. '초코'가 흰자를 보이며 발작을 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병원으로 옮긴 김 씨는 수의사로부터 "조금만 늦었으면 개를 잃을 뻔 했다"는 말을 들었다.

개는 여름이 싫다. 기온이 23도 이상만 올라가면 극심한 더위를 느끼기 때문. 밥맛도 없고 두통도 심하게 느낀다. 하지만 주인은 이를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다. 개는 더위를 먹으면 혀를 빼물거나 숨을 헉헉 몰아쉬는데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개의 일반적인 행동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애완견을 죽음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6월에 접어들면서 기온이 부쩍 상승, 더위를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울 것이란 예보이다. 더위가 찾아오면 개도 더위를 먹는다. 정확한 병명은 '열사병(Heat Prostration)'이다. 김해시 내동의 김종합동물병원(055-326-5958) 수의사 김수희(42) 원장의 도움말로 애완견의 열사병 원인과 예방법 등 건강한 여름나기 비법을 소개한다.


# 열사병의 원인
개는 일반적으로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느낀다. 열을 발산하는 기관이 발바닥밖에 없기 때문에 열을 받기는 쉬은데 반해 발산하기도 어렵기 때문. 이는 사람이 덥지 않다고 개도 덥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금물이라는 뜻이다. 특히 여름철에 날씨가 좋다고 개에게 운동이나 산책 등 야외활동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개 일사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주인의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는 개의 특성상 무리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승용차로 외출 시 반드시 개를 데리고 차에서 내려야 한다. 폐쇄된 차안의 경우 온도가 최고 60도 이상 올라가는데 이는 30분 안에 개를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인 위험이다.
 
열 발산 감소도 열사병의 한 원인이 된다. 여름철은 특히 습도가 높은 데 땀샘이 적은 개는 이런 환경에선 체내 열을 빼내지 못해 열사병에 쉽게 걸린다. 환기 부족으로 발생하는 불량한 실내 공기도 한 원인이다. 또 수분 부족도 역시 치명적인 원인이다.
 
유전적인 원인도 있다. 코가 짧은 단두종의 경우에는 열을 밖으로 많이 빼내지 못해 특히 더위에 취약하다. 페키니즈가 대표적이다. 특정 질병 역시 열사병을 부른다. 코가 막혀 있거나, 심장,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등 이상 등은 열사병을 유발한다.
 

# 임상증상
당연한 말이지만 개는 말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희로애락을 행동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기초지식 없이는 해석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이 가장 알아 듣지 못하는 것이 더위에 대한 개의 고통 호소다. 개는 더위를 심하게 느낄 경우 숨을 몰아시면서 혀를 밖으로 빼물고 헉헉 거린다. 문제는 이런 행동들이 개가 기온에 상관없이 보이는 일상적인 행동양식으로 자주 오인된다는 사실. 하지만 여름철에 개가 이런 행동을 보일 경우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원인 환경을 꼼꼼히 되새겨 보는 것도 한 방법. 만약 해당사항이 있다면 당장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거나 행동이 둔해지고, 구토나 설사 증상을 보이면 열사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간혹 심한 경우엔 발작을 하거나 피가 섞인 배설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갑자기 쇠약해지면서 눈동자에 초점이 맞지 않거나, 탈수 증상을 보일 때도 열사병일 확률이 높다.
 

# 치료
열사병은 개에겐 취약한 병으로, 발견이 늦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실내견보다는 실외견에서 발병 확률이 높고, 치료가 늦을 경우 살아나더라도 뇌손상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찰에 따른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발병이 된 경우 병원으로 바로 옮겨야 하고 이동하기 전 가정에서 우선 찬물로 목욕을 시킨 후 선풍기로 몸을 말려줘야 한다. 이동하는 동안엔 온도를 최대한 낮게 맞추고 겨드랑이, 다리사이, 목 부위에 얼음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 예방
열사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다. 선풍기보단 에어컨이 효과적이다. 또 수분섭취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이 필요하다. 몸 속 열을 배출하거나 낮추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수분섭취가 필수적인데 물을 강제로 먹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집안 곳곳에 물그릇을 가져 놓는 등 개의 눈에 물이 자주 띌 수 있도록 하라고 충고한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몸무게 10kg당 1리터 정도의 물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개가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자유음수기를 설치해두는 것도 좋다. 야외에서 생활하는 실외견의 경우에는 개가 그늘을 피할 수 있도록 개집 등 그늘을 필수로 준비해 줘야 한다. 또 여름 날 낮에는 운동을 금하는 것이 좋다. 새벽이나 저녁시간에 운동을 하더라도 중간 중간에 물을 자주 먹여야 한다. 김 원장은 "예방의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히 개를 살피는 것"이라며 "반려견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정성이 들기 때문에 경제력과 평생 돌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춘 뒤에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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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아지 옷
여름이 되면 개도 땀 흡수가 원활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더운 여름 강아지와 외출 시 시원하게 입힐 수 있도록 순면으로 만든 민소매 옷. 1천원에서 2만원.

■강아지 탈취제
땀샘이 없는 개는 여름철 악취가 많이 나는 편인데 개전용 향수는 이를 말끔하게 잡아준다. 3천원에서 1만원선.

■이발기와 미용가위
길게 자란 털을 관리하기 위해선 개전용 미용가위와 이발기가 필수품. 너무 짧게 자르면 오히려 열 흡수율이 높아져 더위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으니 주의하자. 이발기 3만원~30만원, 미용가위 5천원~2만원 선.

■얼음방석
매트리스 내부에 얼음 팩을 넣어 강아지가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 1만원~3만원.

■해충방지 용품
여름에는 사람이든 개든 해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개는 외출 시 이, 벼룩 등에 쉽게 노출되는데 해충방지 스프레이를 뿌려 간단히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개의 목에 간단히 걸어두면 해충방지가 되는 목걸이도 인기. 스프레이 1만~2만원, 해충방지목걸이 8천원~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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