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승국 자연과사람들 대표
4월은 화사한 계절이다. 산과 들에는 철쭉과 유채 등 온갖 꽃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색들이 넘쳐난다. 이맘 때 쯤이면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축제를 개최하는 한편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김해도 마찬가지이다.
 
관광산업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의 지역총생산(GDP) 가운데 1.2%를 차지하고, 세계 인구 12명중 1명은 관광산업에 종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김해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리적 여건이 매우 좋은 곳이다.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는 1~2시간 거리 안에 약 1천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접근성이 좋은데도 관광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만한 콘텐츠가 충분한가 하는 데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관광산업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의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대중적인 관광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로 인해 관광객들이 순식간에 집중됨으로써 환경파괴 및 오염이 수반됐고, 자연경관지는 상업적인 개발로 황폐화되었으며, 유지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망가져 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최근 들어서는 관광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그냥 둘러보는 관광에서 체험하고 함께하는 관광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이런 방식의 관광은 일반적인 대중관광에 비해 1인당 지출비용이 높아 경제적 효과가 높고 환경파괴나 오염의 측면에서도 영향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 갖추어야 할 건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게 관광 인프라이다. 김해는 지난 20여 년 동안 관광인프라 확충에 애를 써 왔다. 그리고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이 그것이다. 가야 역사 유적지인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 고분군, 봉황대, 가야누리, 회현동 패총박물관 등, 문화관광지인 분청사기박물관, 클레이아크 등, 생태관광지인 화포천습지생태공원, 분산생태숲 등, 놀이공원인 가야테마파크, 낙동강레일파크, 가야랜드, 롯데워터파크 등. 또한 아이스퀘어호텔을 비롯한 다양한 숙박시설들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김해를 선뜻 '관광도시'라 부르기는 힘들다. 이유는 여럿 있다. 한 예로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드물고 특히 숙박을 하는 관광객은 매우 적다. 다시 말해 머물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현재 조성돼 있는 관광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야의 땅에 온 가족들이, 연인들이, 학생들이, 유치원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외국인들이 체험할 수 있는 각각의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설 하나를 만드는 데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예산이 들어가고 그 이익 또한 대부분 외부로 빠져나가 버리고, 시설도 잘못 관리하면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잘 개발하면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관광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만의 고유한 자원으로 남으며, 지역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축적할 수 있는 자원이 된다. 또한 방문한 관광객들은 더욱 오래 체류하게 되고 지역의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게 된다.
 
얼마 전 선거가 끝났다. 여러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그 중 관광활성화 공약은 단골 메뉴였다. 그런데 대부분 관광시설 개발공약에 그쳤다. 눈에 띄고 설득하기 쉬운 공약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관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왜 관광산업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 지를 알았다면 현재의 관광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을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김해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이 결정되었다. 이 분들이 김해의 미래 먹거리인 관광산업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와 고민을 해주었으면 한다.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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