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민들은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맹곤 김해시장의 시정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에서 특히 경제분야의 실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설문에서 김 시장이 '가장 잘못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 '서민주택 마련 정책의 미비'가 23.3%, '중견기업의 이탈을 막을 경제정책의 미비'가 12.4%나 됐다. 최근 1년 간 김해시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게 큰 원인이었다.

주택정책은 "정부도 못하는데…" 탈김해 현상엔 "신경 써지 않아"

지난해 인구 50만 명을 돌파한 김해시는 짧은 시간에 도시가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아파트 가격이 올해 1월 1일 공시가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 4월 국민은행과 국토해양부가 각각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와 '2011년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가격 공시'에 따르면 김해지역 집값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8% 상승했으며,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무려 3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김해시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무슨 대책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김해시가 조례 제정을 통해서라도 저렴한 소형주택이나 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삼계동 이두희 공인중개사사무소 이두희 소장은 "김해시가 조례를 통해 정부가 폐지한 소형주택 의무비율과 임대주택 의무건설제를 부활하고, 장기 거주나 낮은 임대료 책정에 대해 협약을 체결한 건물 주인이나 민간 임대 사업자에게 지방세를 감면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입을 해야 하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들의 '탈 김해'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급등하는 땅값과 심각한 용지난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속속 김해를 떠나고 있다.

김해시 주촌면에서 공업용 특수강관을 제조하는 ㈜강림CSP는 지난 3월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에서 신축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또 한국윌로펌프㈜도 올 초 부산시와 공장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모두 매출액 1천500억 원 이상, 종업원 500명 이상의 중견기업들로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핵심기업들 중 하나다.

이들뿐만 아니라 용지난에 시달리는 기업들 대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러나 김해시는 대책마련은커녕 관심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지원관련 한 공무원은 "매년 300개가 넘는 중소기업들이 김해로 유입되고 있는 마당에 몇몇 업체들이 빠져나간다고 해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중견기업들의 탈 김해 현상에 대해 김해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대책도 없고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채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현실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먹고 살 것을 걱정하는데 비해 김해시의 근시안적 경제정책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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