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이 2일로 취임 50일을 맞는다. 그는 각 국·실의 업무 파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읍·면·동 순방을 통해 지역별 현황도 함께 챙기고 있다. 그러나 허 시장 앞에는 고도의 정치력과 행정력이 요구되는 만만치 않은 현안들이 여럿 놓여 있다. 허 시장 앞에 놓인 폭발력 있는 현안들을 짚어 본다.

신공항 발표 앞서 시민운동 점화
허 시장도 재선거 때 “반대” 입장
김해 장래 위해 소신 행동 필요

현재 김해를 뜨겁게 달구는 현안이 대두돼 있다. 바로 동남권(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이다. 김해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설 경우, 김해에 엄청난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재앙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반발 움직임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밀양신공항 반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김해생활포럼(공동대표 홍태용·옥영숙)은 지난해 5월 김해문화원 강당에서 '영남권 신공항 추진 현황과 김해의 발전'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여론을 환기시켰다. 이어 9월에는 김해YMCA 가야포럼이 김해YMCA 대강당에서 '동남권 신공항 시민 토론회'를 공동 주최,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이후 잠시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밀양신공항 반대 활동은 지난달 2일 김해시의회 김형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191회 김해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영남권신공항 입지 선정에 김해시민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는 제목의 5분 자유발언을 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김해시의회는 같은 달 9일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에 따른 김해시민 처지 반영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초당적 대응인 셈이었다.
 
이어 김해YMCA·YWCA,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김해여성회, 우리동네사람들, 생명나눔재단 등 김해지역 10개 시민단체와 김형수, 옥영숙(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달 26일 '밀양신공항반대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 밀양신공항반대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김해시청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해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5월로 접어들면서 밀양신공항 반대운동을 강화한 이유는 일정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분위기대로라면 최종 용역 결과 발표가 당초 일정보다 이른 이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환경·연계교통·공항개발 분야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동남권 신공항 선정 용역업체)은 지난 25∼27일 서울에서 입지 선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막바지 심사를 벌였다. 따라서 밀양신공항의 최대 피해 예상 지역인 김해로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김해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이 밀양신공항에 반대하는 이유는 김해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2011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자료집'에 따르면, 밀양신공항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생림면 무척산 1개, 한림면 안곡리 뒷산 7개, 상동면 우계리 석용산 1개, 삼방동 신어산 2개, 진영읍 봉화산 8개 등 총 19개의 산봉우리를 깎아내야 한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면 김해의 1천294가구 2만5천여 명의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지난 4·13총선과 김해시장 재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총선 및 시장 후보 6명 가운데 5명(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해을 후보는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이 밀양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민홍철(김해갑) 국회의원은 총선 전부터 밀양신공항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허성곤 시장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김형수 시의원은 지난 2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허 시장을 향해 "김해시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밀양신공항반대시민대책위원회'도 발족 기자회견에서 민관특별팀 구성을 요구했다.
 
허 시장은 시장 재선거 당시 <김해뉴스>에 "밀양에 신공항을 세우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얼마 전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는 밀양신공항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시장이 시 차원의 공개적인 반대 움직임에 소극적인 이유는 경남도, 특히 홍준표 도지사의 입장과 배치되는 일을 추진하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 지사는 밀양신공항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김해시의원은 "김해시는 경남도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허 시장으로서는 곤혹스런 측면이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허 시장은 김해와 김해시의 먼 장래를 위해 소신껏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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