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북부동에서 열린 생림면-북부동 직거래장터에 사람들이 몰려 지역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해뉴스DB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운동 활발
조례·매장·식당 등 다양한 관심
안전한 먹거리 및 농민 수익 도움
김해 농산물 75% 타지로 운송
직매장도 두 곳뿐 운영에 애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매장이 크게 늘고 있고, 심지어 로컬푸드 레스토랑까지 생겼다. 하지만 김해는 로컬푸드의 '불모지'라고 불러도 될 만큼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낮다. 지역 농산물 전문가들은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지역 농가들의 수익 증진을 위해 김해에서 로컬푸드 활성화 운동을 본격화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은 지역의 농산물을 뜻한다. 김해의 경우 대동면 토마토, 진영읍 봉하마을 쌀과 단감, 상동면 산딸기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더 좁은 의미로는 친환경 지역농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충북, 경북, 대구 등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경기도 평택, 전북 완주, 경북 군위, 충남 아산 등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도 로컬푸드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제주도에서는 최근 로컬푸드 지원조례 제정을 위해 정책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전남 순천시는 시민주주 1천89명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지난달에 순천만국가정원에 로컬푸드 320여 종을 판매하는 로컬푸드직매장을 개장했다. 해양수산부는 충남 태안에 로컬푸드 레스토랑을 지었다.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바람이 불고 있지만, 김해에는 그 영향이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14년 김해의 쌀 생산량은 2만여t에 이른다. 농산물 총 생산량은 8만 4천여t이다. 김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75%는 부산 반여·엄궁농산물도매시장 등 다른 지역 도매시장으로 유통되고 있다. 직거래 비율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13%는 상인들이 직접 판매하고 있다.
 

▲ 김해의 대표 농산물인 산딸기, 부추, 단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로컬푸드 직매장은 103곳에 이른다. 이중 경남지역은 16곳인데, 김해는 대동농협 '하나로마트', ㈜봉하마을 경남친환경로컬푸드직매장 두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두 곳 모두 위치가 소비지가 아니라 생산지에 있어 구매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해시는 매월 북부동과 대동면에서 농산물직거래장터 운영을 통해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에 힘쓰고 있지만, 지역 농산물 소비효과는 크지 않다. 대형유통업체에서도 지역 농산물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홈플러스, 메가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 중 김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곳은 메가마트, 롯데마트 두 곳뿐이다. 그나마 두 곳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은 생림면 감자와 고구마, 봉하 쌀, 진례 블루베리 등 4개가 전부이다.
 
김해시는 또 2013년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지역의 농산물 구매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해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쌀을 구입할 경우 일정 금액을 보태주는 사업이다. 지난해 127개 학교에서 지역농산물 1천462t이 급식에 사용됐다. 하지만 이는 지역 전체 농산물 생산량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먹거리 섭취, 농민 소득 증대를 위해 로컬푸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제대학교 식품생명과학부 문갑순 교수는 "식품은 살아있는 조직이다. 당연히 유통 단계가 짧을수록 싱싱하고 건강한 음식이다. 장거리로 운송되는 식품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화학적 처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몸에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로컬푸드를 소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컬푸드운동본부 김양환 본부장은 "로컬푸드는 수입농산물, 대기업에 대한 대안이다. 지역 농민들 중에는 소농, 고령농, 귀농인들이 많다. 이들은 농사를 짓더라도 영농 규모가 적어 납품할 곳이 없다. 로컬푸드가 활성화되고 로컬푸드 직매장이 많이 들어서면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김예린·조나리·배미진·어태희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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