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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풍금처럼 넉넉한 상차림… 한끼 음식으로 얻는 마음의 위로주부 뮤지컬단 '맘마미아' 이미숙·박정현 회장과 '내마음의 풍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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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6.06.08 09:17
  • 호수 276
  • 13면
  • 강보금 기자(amond@gimhaenews.co.kr)

   
▲ '맘마미아'의 이미숙 회장(오른쪽)과 박정현 차기회장이 미역국을 권하고 있다.

가정집 즐비한 골목길에 자리잡은 식당
찻집으로 시작해 한두 가지씩 음식 추가

각종 야채 넣은 비빔밥 한 편의 ‘뮤지컬’
바다 향기 은은한 해물파전도 반가워
동양의 고급스러움으로 대접받는 느낌

주부끼리 모여 만든 즐거운 공연단체
해체 위기 극복하고 활발한 활동 전개

스웨덴 출신의 그룹 '아바'의 노래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맘마미아'. 늦봄과 초여름 사이의 어느 날, 뮤지컬 맘마미아의 사운드 트랙을 들으며 도로 위를 내달렸다. 주부들로 구성된 '맘마미아 뮤지컬단'의 회장과 차기 회장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 차창 밖으로 묘한 설렘이 지나쳐 갔다.
 

   
▲ 식당 이름처럼 풍금이 놓여 있는 1층 거실.
지난 3월, '맘마미아 뮤지컬단' 취재를 계기로 이미숙(56) 회장과 식사 약속을 잡았다. 이 회장은 대번에 "꼭 초대하고 싶은 집이 있다"며 외동에 있는 찻집 '내 마음의 풍금'을 들먹였다. 아니, 점심 식사를 찻집에서?
 
의아했지만 일단 거기에서 만나기로 했다. 주소를 확인한 뒤 차를 몰았는데, 주소지 인근에서 의외의 풍경이 펼쳐졌다. 식당가나 카페거리가 아니라 가정집이 즐비한 동네 골목이었다.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있을 즈음 식당 간판이 나타났다.
 
'내 마음의 풍금'의 전경은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었다. 아치형의 대문에 넝쿨이 휘감겨 있었고,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자 둥근 돌이 징검다리처럼 박혀 있는 마당이 펼쳐졌다. 마당에서는 키 작은 나무들이 푸른 잎을 활짝 편 채 바람을 따라 손을 흔들며 손님을 반기고 있었다.   먼저 도착해 있던 이 회장과 차기 회장 박정현(49)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 회장은 "이곳은 첫 인상이 짙게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회장의 말처럼 '내 마음의 풍금'에는 확실히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1층에는 부엌과 거실 그리고 작은 방 한 칸이 있었다. 왼편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있었다. '내마음의 풍금'의 임금순(53) 사장은 인자한 미소를 띠며 2층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임 사장은 "보는 것처럼 가정집을 개조해서 지난해에 찻집을 열었다. 지금도 이곳에 거주하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 한 지는 10년 정도 됐다"고 말했다. 독특한 분위기에 대한 사전 설명인 셈이었다.
 
   
▲ 이 회장 등이 1층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
처음 찻집을 열었을 때는 식사메뉴가 없었다. 차를 좋아해 자녀들을 출가시킨 뒤에는 소일거리 삼아 찻집을 시작했는데, 가정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 때문인지 오래 머무는 손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비빔밥과 새알미역국, 만두 그리고 부침개를 메뉴에 추가했다. 매주 한 번 일주일 치의 장을 보고, 매일 일정량의 음식만 내놓기 때문에 예약을 해야 한다.
 
2층으로 올라가자 한 쪽 방에 상이 미리 차려져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 회장, 박 차기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맘마미아 뮤지컬단'은 지난해 7월에 창단했으며, 뮤지컬 기획사 문아트컴퍼니에 소속된 주부 뮤지컬단이다. 지난 3월에는 단원이 바뀌는 등의 애로사항이 생겨 해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재는 어려움을 무난히 극복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 차기 회장이 말했다. "아무래도 각자의 생업이 있고, 예상외의 상황들이 부지기수로 생기다 보니 힘든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끈끈하게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숙 회장의 역할은 대단했죠. 앞으로 회장을 맡게 되면 이 회장의 노고에 누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쓸 겁니다. 봉사도 열심히 하고, 생활예술 단체의 하나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지요."
 
   
▲ '내마음의 풍금' 앞 마당.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사이사이에 음식이 하나 둘 차려지기 시작했다. 무와 오이 마늘쫑 등을 넣은 장아찌와 깍둑 썰기 한 무김치가 먼저 상 위에 올랐다. 그리고 비빔밥과 들깨를 곁들인 새알미역국이 주인공처럼 등장했다.
 
식기는 모두 무거운 자기여서 음식의 정갈함을 더했고, 싸개에 들어 있는 수저 한 쌍도 매우 단정해 보였다. 임 사장의 깔끔하고 단아한 모습이 상차림에 그대로 투영돼 있는 듯했다. 임 사장은 "모든 음식은 제가 직접 요리한다. 전문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가정식 위주로 메뉴를 선정했다. 조미료는 절대 넣지 않는다. 집밥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찬을 비롯한 모든 음식은 저염식 같았다. 장아찌는 짜지 않고 새콤달콤했고, 무김치도 자극적이지가 않았다. 비빔밥은 적당한 밥의 양과 친근한 호박, 당근, 버섯, 콩나물, 무, 고사리 등으로 구성돼 있었고, 그 위에 김 가루와 깨가 덮여 있었다. 비빔밥을 쓱쓱 비벼서 한 입 떠먹어 보았더니, 나물들이 아삭아삭 씹히면서 맛깔 난 뮤지컬을 선사했다. 김 가루와 깨도 함께 뒹굴면서 고소함을 더했다. 뜨끈한 들깨 새알미역국은 부드럽게 목 안으로 넘어갔다. 미역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고, 국물은 자기 안에서 오랫동안 적당한 온도를 유지했다.
 
   
▲ 장아찌, 무김치와 함께 나온 들깨 새알미역국(위 사진)과 윤기가 흐르는 비빔밥.
임 사장은 새알 하나까지도 직접 빚는다고 했다. 직접 빚은 새알은 쫀득한 식감으로 국물과 섞여 고소하면서도 알찬 느낌을 주었다.
 
비빔밥을 게 눈 감추듯 해 치웠는데도 부침개가 맛보고 싶어졌다. 부침개를 시켰더니 해산물과 파를 곁들인 해물파전이 나왔다. 젓가락으로 조각조각 찢어 한 움큼 입 안에 넣었다. 매콤한 향이 코 속으로 퍼졌고, 바다의 향기가 온 몸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었다. 문득 집에서 친한 사람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생각났다. 비가 오는 날이면 반드시 이곳을 다시 찾으리!
 
"'내 마음의 풍금'에 오면 항상 대접을 받는 기분입니다. 서양식의 고급스러움이 아니라 동양의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곳이죠. 기분이 울적한 날 한 끼의 음식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회장은 벌써부터 이곳의 분위기에 취한 듯했다. 눈을 지그시 감았다 떴다가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1층 거실로 내려갔다. 디저트로 커피와 과자가 나왔다.
 
이 회장은 "앞으로의 행보는 뮤지컬처럼 경쾌하게 진행될 것 같다. 맘마미아 뮤지컬단은 문아트컴퍼니 소속으로서도 물론이지만 우리가 주체적으로 키워 나가는 뮤지컬단이 되려 한다. 가족 같은 단단한 결속력으로 맘마미아 뮤지컬단이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내마음의 풍금/외동 1209-11번지, 055-338-0829. 만두 5천 원, 비빔밥 7천 원, 부침개 7천 원, 새알미역국 7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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