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요문학무크 9집 책표지.
도요출판사, 문학무크 9집 발간
'넘어갈까 넘어갔다 다시 올까'
시인 71명 테마시·신작시 게재

반인륜적인 사회를 비판하고 세속화되어 가는 현대인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는 내용을 담은 시집이 발간됐다.
 
도요출판사는 최근 9번째 도요문학무크 <넘어갈까 넘어갔다 다시 올까>를 발간했다. 이번 호의 주제는 '세속화'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 71명이 참여했다. 시는 테마시와 신작시로 나뉘어 연재됐다.
 
도요문학무크 9집의 첫 장은 이상개 시인의 시 '시간이 침을 맞고'가 장식했다. 그는 '시간들이 침을 맞는다', '상처난 시간들이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등의 표현을 통해 현대인들의 삶이 상처받고 있음을 꼬집었다. 신진 시인은 '결혼기념일을  잃다'라는 시를 게재했다.
 
그의 시는 결혼기념일에 친구들과 술 한 잔을 기울이는 일상적인 묘사로 시작된다. 취기가 올라오면서 격앙된 감정은 세상에 대한 한탄으로 터져 나온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며 잃어버렸던 양심에 대해 반성하며 끝을 맺는다. 이밖에 강영환, 강유정, 박태일, 양애경, 조성래, 고진하, 성선경, 이대흠, 조말선, 휘민, 원무현, 조민, 유행두, 이정모, 이두예, 이주언, 김성배, 성명남, 송미선, 양민주 씨 등의 작품이 실렸다.
 
<넘어갈까 넘어갔다 다시 올까>라는 책 제목은 김정환 시인이 쓴 '선데이서울 김태희'에 수록된 단어들을 조합해서 지었다. 그의 시는 실험적이면서 현대적인 시선으로 눈길을 끈다.
 
정익진, 조풍호 시인의 '2인 특집'도 실렸다. 정익진 시인의 '세력', '안마시술', '소년의 극장' 외 11편과 산문 '몇몇의 배후 인물들'을 읽을 수 있다. 조풍호 시인의 '오래된 삐삐', '늦게 배운 저글링', '탄피 줍는 아내' 등 11편과 산문 '응시의 강도' 등도 있다. 같은 해에 활동을 시작한 두 시인이 한나절 동안 나눈 생생한 대담을 담았다.
 
고려대 연구교수인 송용구 문화평론가는 <넘어갈까 넘어갔다 다시 올까>를 독일시와 비교분석하며 평론의 글을 남겼다. 그는 "시는 시인의 집이자 몸과 동체이다. 자본의 수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오용당하는 오욕과 수치를 절실히 체감하고 인내하는 일에서부터 '세속화'의 질주에 저항하는 시의 투쟁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이번 시집을 평했다.
 
한편, 도요문학무크는 2012 년에'부산'을 주제로 1호를 발간했다. 매년 전반기에 소설·희곡, 후반기에 시로 나눠 연 2회 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룬 주제는 1집 부산, 2집 80년대와 오늘, 3집 불안, 4집 지역문학운동, 5집 연애편지, 6집 21세기 시적 전망, 7집 저항, 8집 탈이다. 가을에 발간될 10집은 '세속화'를 주제로 소설, 평론을 다룰 예정이다.
 
도요 출판사 최영철 편집위원은 "세속은 유혹과도 같다. 삶 속에서 우리는 유혹에 흔들리기도, 쓰러지기도 한다. 꼬임에 넘어갔다가 이번 문학무크의 책 이름처럼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세속적인 현대의 삶을 반성하고 오늘의 삶을 통렬하게 경고하는 의미에서 시인 71명의 작품을 엮었다"고 발간 의도를 밝혔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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