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 참석자들이 발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가마터 발굴작업 항공사진

‘상동 가마터’ 발굴조사 자문회의
 가마터 1곳, 폐기장 3곳 등 확인
 접시류·백자편 등 3천여 점 출토
 시 “도 문화재 지정 되도록 노력”

 

▲ 출토된 유물을 관찰하는 한 참석자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는 조선시대 전기인 14~15세기에 100년 정도 공납용 분청사기를 생산한 요업장이었으며, 주변에 여러 기의 가마터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발굴 결과가 나왔다.
 
김해시는 지난달 28일 상동면사무소에서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를 가졌다. 시는 지난 8~22일 문화재청 긴급발굴조사비 7천만 원을 지원받아 실시한 상동면 대감리 503번지 일원의 도요지 정밀 발굴조사 결과를 이날 행사에서 설명했다. 발굴조사는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맡았다. 발굴조사는 전체 조사대상 856㎡ 가운데 흙을 걷어낼 수 있는 467㎡에서만 이뤄졌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14세기 말~15세기 중·후반 조선시대 전기의 분청사기 가마터 1곳과 폐기장 3곳, 5세기 무렵 삼국시대의 석곽 2기가 출토됐다. 가마터에서는 초벌실과 소성실 일부가 확인됐다. 소성실의 바닥면 토층을 관찰한 결과 조업횟수는 최소 15회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폐기장 3곳 중 1호 폐기장 면적은 약 266㎡에 최대 두께는 3.5m 이상이었다. 출토 유물은 3천여 점에 이르렀다. 1호 폐기장의 퇴적 양상은 크게 6개 층으로 구분됐다. 1차 유물퇴적층에는 주로 음각상감된 발과 접시류가 출토됐다. 2, 3차 유물퇴적층에서는 연판문, 초문, 접시류가 나왔다. 4, 5차 유물퇴적층에서는 기면 전체에 집단연권문, 집단국화문 등이 시문된 발과 접시 등이 출토됐다. 6차 유물퇴적층에서는 승렴문과 귀얄문이 시문된 분청사기편, 백자편이 다수 출토됐다.
 
2, 3호 폐기장에서는 요도구와 초벌된 분청사기 편이 다량 출토됐다. 1호 가마의 초벌실 조업 실패작품을 폐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제1폐기장 단층

학술위원으로 참석한 성현주 부산임시수도관 관장은 "조선시대 전기에 '감물야촌(甘勿也村)'이라는 분청사기 요업단지가 조성된 중요한 유적이다. 김해 지역에서 최초로 고문헌기록과 부합하는 고고학적 실증자료다. 조선시대 공납용 분청사기 생산지가 확인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에 여러 기의 가마터가 더 있을 확률이 높다. 아직 1호 가마의 유구조차 확인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김해시가 주변 부지 매입 등의 노력을 벌이고,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지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다. 땔감과 작업용수를 조달하기 쉽고, 완성된 기물을 수상교통을 통해 공급하기 편리해 대규모 가마조업단지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문물연구원 조사연구실 김윤희 연구기획부장은 "전체적인 가마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이곳이 분청사기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있는 요충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발굴조사가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상동면 전체를 다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예가 한상욱 씨는 "유물이 소실될까 우려된다. 역사적으로 지방의 사기장이 많이 나온 곳이 김해다. 상동에서 공방시설의 유적이 발굴될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시 문화관광사업소 김미경 국장은 "발굴작업에 앞서 상동면 주민들과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 발굴 면적이 추가돼 성과가 나와야 국비를 요청할 수 있다.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시 관계자는 "이곳을 경남도문화재로 지정한 뒤 예산을 확보해서 가마터를 복원하겠다. 분청도자기 축제의 당위성을 높임과 동시에 김해도예문화의 우수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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