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4g으로 전문가들의 권장 수준보다 50% 더 많다. 지난달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를 2.3g으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꾸준히 저염식을 강조하면서 '소금과의 전쟁'을 이끌었는데, 여기에 FDA도 처음으로 소금 섭취 권장량을 제시하면서 동참한 것이다.
 
한국 정부도 10년 전 한국인의 소금 과잉 섭취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식약청은 나트륨 하루 섭취 권장량을 3.5g(소금으로 환산하면 8.7g)에서 2.5g(소금 5g)으로 낮춰 고시했다.
 
하지만 각종 밑밭찬, 국, 새콤 매콤한 김치찌개, 칼칼한 젓갈, 매운 라면에 김치까지…. 이런 식의 소금 다량 섭취를 반영하듯 그 후로도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의 위암, 고혈압 등의 발생 확률은 세계에서도 높은 편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천일염이다.
 

사실 역사적으로 소금을 처음 생산한 곳은 바다가 아니라 육지의 암염 광산이었다. 또한, 세계적인 소금 생산 비율을 따져보아도 바다에서 얻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전 세계 소금의 약 90% 정도가 암염(돌소금)이고 대부분 호염이나 광산에서 캐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서해안에 염전이 제법 있다 보니 바다에서 소금을 얻기 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햇빛에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에서 부족한 소금을 생산하기 위해 대만에서 유래된 방식의 염전을 들여와 만든 것이다.
 
천일염을 경계하는 이유는 요오드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 요오드 섭취가 지나치면 갑상선 질환 발생 위험이 1.63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09년)의 원자료를 토대로 성인 9998명의 요오드 섭취량과 갑상선 질환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838㎍(마이크로그램)으로 권장량(150㎍)을 5배 이상 초과했고 하루 상한섭취량인 2400㎍ 이상 먹는 소비자의 비율도 8%나 됐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식사에서 요오드를 많이 섭취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해산물과 김이나 미역등 해조류를 많이 먹어서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천일염을 다량 함유한 각종 장류나 젓갈, 김치 등의 음식이 그 원인이라 하겠다.
 
우리의 전통적인 소금제조법은 각각의 제작과정을 거친 뒤 결국 가마솥에 넣고 끓여서 불순물을 걷어낸 뒤 농축해서 얻는 소금이었다. 갯벌이 없는 동해안 지방에서는 전오염 제조법으로 소금을 만들었고 갯벌이 있는 서남해안에서는 자염 제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전통적으로 가마솥에 바닷물을 끓여서 결정화시키는 방법으로 소금을 만들었는데 고급 소금으로 취급받아 일본에서 가장 비싼 소금은 전오염이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들이 만드는 제재염을 포함한 전통방식의 소금은 불순물과 요오드가 제거된 것이다.
 
대체로 요오드 섭취가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종, 섭취가 과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염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산간 내륙 지방의 주민들에게 생기는 풍토병으로 요오드 결핍증이 있다. 해산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천일염 대신 암염을 주로 섭취하는 게 원인이다. 암염이 많은 미국 등의 마트를 둘러보면 요오드를 첨가한 소금이라고 강조하면서 판매되는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갑상선 질환이 많은 우리의 경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김해뉴스




 

조병제 한의·식품영양학 박사·동의대 외래교수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