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성군 다사읍 이천동 마천산 자락에 있는 한뫼 이윤재 선생의 묘비.

김해문화원, 국비 받아 사업 진행
나비공원 한뫼 조형물 옆에 설치


대구의 야산에 방치돼 있는 한뫼 이윤재 선생의 묘비가 김해로 옮겨질 전망이다.
 
김해문화원(원장 이양재)은 대구 마천산에 있는 이윤재 선생의 묘비를 김해문화원 옆 나비공원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해문화원 관계자는 22일 "오는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춰 묘비 이전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비공원에 있는 이윤재 선생 기념 조형물 옆에 설치할 계획이다. 국비 719만 원을 지원받아 이전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해 출신인 이윤재 선생은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였다. 평생을 바쳐 우리 말글을 연구하며 민족혼을 고취했으며, 수양동우회·조선어학회 사건 등으로 수차례 복역하며 고문을 받았다. 그는 1943년 12월 8일 함흥형무소에서 옥사했으며, 광복 이후인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이윤재 선생의 유해는 처음에는 경기도 광주군 방이리의 과수원에 가매장됐다가 광복 이후인 1946년 4월 6일 유족 저택 옆에 정식으로 묻혔다. 이후 사위의 사업 실패로 이윤재 선생 묘가 있던 산이 팔리는 바람에 묘는 1973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이천동 마천산 자락으로 옮겨졌다. 그러던 중 2013년 9월 28일 대전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으로 다시 이장됐다. 묘가 옮겨진 이후 비석만 홀로 남게 됐다(<김해뉴스> 2013 12월 4일자 11면 등 보도).
 
이윤재 선생의 묘비는 1946년 4월 6일 한글학회가 만들었다. 순 한글 비문이어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묘비 전면에는 '국학자 환산 이윤재님 무덤'이라는 한글 설명이 새겨져 있다. 비석의 왼쪽 측면과 뒷면, 오른쪽 측면에는 그의 삶이 한글로 기록돼 있다. 비석의 글은 한글학자 한결 김윤경 선생이 지었으며, 글씨는 <매일신보>에서 일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기자 이각경 선생이 썼다.
 
김해문화원은 이윤재 선생의 묘비를 김해에 가져오기 위해 지난달 11일 국고보조금 청렴이행 서약서와 함께 경남동부보훈지청에 국고보조금 700만 원을 신청했다. 경남동부보훈지청은 최근 국고보조금 지원을 확정했다.
 
김해문화원 김현후 사무국장은 "나비공원에 이장될 이윤재 선생의 묘비를 찾는 후손들이 민족의 혼과 정신이 담긴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죽음 앞에서도 한없이 당당했던 이윤재 선생의 태산같이 높은 뜻을 영원히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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