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천곡천 인근의 공장들이 물에 잠겼다.

태풍과 장마전선의 북상이 예고되는 가운데 해마다 수해 피해로 몸살을 앓았던 김해시 주촌면 천곡리 천곡천 인근 공장 근로자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해지역을 지나간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이 지역에는 4시간 동안 162㎜의 비가 내려 천곡천 하류에 위치한 공장건물 4곳이 많게는 30㎝까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일창산업은 CNC선반기 기판 2대가 침수돼 현재까지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며 알루미늄 부자재를 생산하는 금화산업은 완제품 200t가량이 침수되면서 2억 원 가량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금화산업 관계자는 "원재료인 나트륨이 모두 물에 잠겨 모두 못쓰게 됐다"며 "납품일이 다가오는데 원재료가 없어 비상이 걸렸으며 현재까지도 공장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냉장고 부품을 생산하는 흥일산업은 사출기 기판 4대가 침수돼 1천 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으며, 인근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신창사도 상당수의 제품과 기계가 물에 잠겼다고 전했다.
 
본지가 지난 6일 현장을 둘러 보니 천곡천은 위험수위까지 올라와 있었으며, 인근 공장들도 침수피해에 따른 복구를 진행 중이거나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또한 대부분의 공장은 쌓아두었던 원재료와 자재들은 내부 현장 안으로 옮겨둔 상황이었으며 몇몇 공장은 수십 개의 드럼통을 가져와 원자재를 그 위에 올려놓는 등 혹시 모를 침수피해에 대비하고 있었다.
 
2009년 수해 이후 하천제방 공사, 공장지대 배수관 막혀 하천 범람
피해 업체 "마무리 안돼 화 초래" 경남도·시공사, 보상 건의도 묵살

이 지역은 매년 여름이면 수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2009년 여름에도 태풍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있었으며 인근 공장들이 수십억 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에 경남도가 나서 천곡리를 수해복구지역으로 선포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하천 제방을 쌓는 수해복구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바람에 공장지대에서 천곡천으로 연결되는 배수관을 막아놓고 있어 높은 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잘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 또 비가 많이 오면 천곡천이 범람해 물이 공장지대로 역류하고 있다.
 
공장 근로자 김모(48) 씨는 "수해피해를 방지하려고 종전보다 더 큰 배수로를 설치하고 천곡천의 제방도 높게 쌓고 있지만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올해 더 큰 피해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시공업체인 D건설 현장소장은 "메아리가 북상하던 날 천곡천 하류에 위치한 배수펌프장이 전기용량 부족으로 제대로 가동이 안 돼 양수기 3대로 물을 퍼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분당 10t의 물을 빼낼 수 있는 배수펌프장이 가동돼 어느 정도 대책은 마련되었지만 수해복구공사가 끝나기 전에 더욱 극심한 폭우가 내린다면 이마저도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흥일산업 남창우(49) 사장은 "매년 물난리로 피해를 입고 있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10월에 공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 발주처인 경상남도와 시공업체가 피해에 따른 보상을 해줘야 마땅한데 보상이 어렵다고 통보해와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체 몫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공업체 측은 8월 말에 공사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공사 규모를 놓고 보면 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공사이지만 1년 만에 완료시키기 위해 현재 공사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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