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수로왕릉 앞에서 열린 회현동 어울축제의 프리마켓 행사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


지난 17일 ‘제2회 회현동 어울축제’
마을음악회, 주민노래자랑 진행
어르신 대상 놀이터 운영해 눈길



지난 17일 회현동 수로왕릉 광장에서 '제2회 회현동 어울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2016 문화우물사업'의 하나였다. 경남도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고, 회현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가 주관했다.
 
오전 10시 수로왕릉 앞 광장에는 하얀 천막 70개가 설치됐다. ‘김해맘 순수카페’가 주축이 돼 운영하는 프리마켓이었다. 곤히 잠든 아기를 안은 주부는 한 천막 앞에서 아기 옷을 고르고 있었다. 마실을 나온 할머니들은 옛날 과자를 파는 천막에서 추억에 취해 양손에 가득 과자를 들고 아이처럼 웃었다. 수제청, 커피를 파는 천막부터 영·유아들의 옷, 목수건, 양말, 머리핀, 구제옷을 판매하는 천막까지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해시보건소는 '어르신 무료 건강검진' 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은 "머리가 자주 어지럽고 입맛이 없다", "쑤시던 무릎이 더 심해졌다"며 아픈 부위를 설명했다. 보건소 직원들은 친절하게 혈압을 재거나 혈액검사를 하며 어르신들을 돌보았다.
 
행사장 한편에는 어르신들이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어르신 놀이터'가 마련됐다. 투호놀이, 윷놀이, 제기차기 등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표정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해맑은 표정이었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 식구들은 줄을 서서 투호 던지기에 열중했다. 화살이 항아리에 꽂힐 때마다 다들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오후 1시부터는 주요 행사인 '마을음악회'와 '주민노래자랑'이 진행됐다. 광장 입구에 설치된 간이무대 앞 좌석은 시민 2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지역 가수 윤미숙 씨가 트로트 '오라버니'를 부르자 청중은 일제히 리듬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김해시종합사회복지관의 공연팀 '색다른 소리'의 오카리나 연주와 통기타, 색소폰 연주가 뒤를 이었다.
 
'주민노래자랑'에는 회현동 주민 10명이 참가했다. 8통에 산다는 김기환 씨는 이호섭의 노래 '태종대의 밤'을 불러 흥을 돋웠다. 21통 주민 구숙자 씨는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을 간드러진 목소리로 불렀다. 어르신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회현동 통장단의 특별무대도 이어졌다. 이들은 이혜리의 '당신은 바보야'를 부르며 무대 앞에서 주민들과 손을 잡고 춤을 췄다.
 
25통 주민 정남숙(62·여) 씨는 "노인이 많은 회현동 주민들의 열정은 젊음의 열기와 견주어도 될 만큼 뜨거웠다. 마침 날씨가 따뜻해서 많은 주민들이 모인 것 같다. 주민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더 자주 만들어 다시 동네에 활기가 생기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순연 12통 통장은 "2014년 첫 축제를 진행했다가 지난해에는 사정으로 건너뛰었다. 2년 만에 부활해 의미가 크다. 앞으로는 더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는 풍성한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회현동도시재생주민협의체 김성수 위원장은 "주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유쾌한 하루를 즐겼기를 바란다. 이웃 간의 정을 확인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내가 사는 동네'에 활기를 불어 넣는 자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강보금 기자 amond@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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