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생림 도요마을 도요가족극장에서 '맛있는 책읽기' 행사가 열리고 있다.

도요가족극장서 '맛있는 책읽기'
허택 등 소설가 4명 작품 토론


생림면 도요마을 도요창작스튜디오는 지난 21일 도요가족극장에서 '도요 맛있는 책읽기' 행사를 진행하고 연극 '파출소 난입사건'을 공연했다. 이 자리에는 소설가와 관객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도요 맛있는 책읽기'는 도요창작스튜디오가 매달 한 번씩 여는 문학콘서트다. 도요문학무크에 작품을 게재한 작가뿐만 아니라 시인, 소설가를 초청해 작품 낭독을 하고 독자들과 담소를 나누는 자리다.
 
86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도요문학무크 10집 <세속화>에 작품을 실은 허택·강동수·조명숙·정광모 소설가가 참여했다. 진행은 도요출판사 최영철 편집위원이 맡았다. 행사는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낭독하고 집필 동기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치과의사인 허택 작가는 <세속화>에서 소설 '발가락 내 발가락'을 게재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불면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할머니의 모성애적 사랑으로 잠을 되찾는 내용이다.
 
허 작가는 "인간이 세속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생겨나는 것이 불면증이다. 외로움을 없애고자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파장을 일으키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불면증으로 이어진다. 현대사회에서는 공동체의식과 정이 상실되고 있다. 이러한 외로운 상황을 의학적인 측면에서 풀어냈다"고 밝혔다.
 
정광모 작가의 소설 '나는 장성택입니다'는 북한 절대권력의 2인자였던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 하에서 숙청당하는 과정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담아냈다. 정 작가는 "우리는 잘못된 권력의 종말이 결국 어떻게 되는지 뉴스를 통해 매일 보고 있다. 권력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닫고 자신을 점점 과대평가하며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 작품은 권력과 운명, 인간의 결정적 선택에 관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조명숙 작가는 위작과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는 예술세계의 단면을 지적한 '융의 대단한 일요일'을 낭독했다. 변호사란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재능 있는 소설가를 고용해 작품을 내게 하고 그 명성을 가로챈다는 내용이다.
 
조 작가는 "가수 겸 화가인 조영남 씨의 대작 사건을 계기로 쓴 소설이다. 주인공은 세속적인 욕망을 다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인 유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설가란 직업을 선택했다. 이 작품은 예술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한 세속화된 현대사회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가들은 서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관객들과 함께 연극 '파출소 난입사건'을 관람했다.
 
강 작가는 "조촐하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고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사람이 많고 적고에 상관없이 행사를 유지하고 있는 도요창작스튜디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최 편집위원은 "출판업계의 상황이 매우 열악해졌지만 5년간 도요문학무크 10집을 펴냈다. 오는 6월에는 도요강변축제와 청소년을 위한 연극체험교실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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