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연지공원에서 열린 '파리장서독립운동기념비 제막식'에서 헌무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2일 연지공원 야외공연장
고유제·경과보고·헌무 등 순서


일제강점기 때 전국 유림들이 일으켰던 파리장서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비석이 김해에도 세워졌다.
 
김해문화원(원장 이양재)은 지난 2일 내동 연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파리장서에 서명한 김해 출신 유림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한 '파리장서 독립운동기념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파리장서에 서명한 김해출신 유림인 류진옥 선생의 손자 류재섭 씨와 애국지사 후손들이 대거 참석했다. 
 
파리장서운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유림 대표 137명이 한국의 독립을 청원하는 장서를 만들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보낸 사건을 말한다. 김해에서는 노상직(1855~1931)을 중심으로 류진옥(1879~1928), 안효진(1879~1946), 허평(1882~1929) 등 4명이 파리장서에 서명했다.
 
김해문화원은 지난해 6월 7일 '파리장서 김해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기념비 건립을 준비해 왔다. 위원장은 이양재 원장이 맡았다. 위원은 허성곤 김해시장, 김해문화원 이상현 부원장, 경남도의회 이규상 의원, 김해시의회 박민정 의원, 김해문화원 강병국 이사와 강우권 회원, 이강식·조기환 유림으로 구성됐다.
 
파리장서비 건립에는 도비 1억 원, 시비 5000만 원이 투입됐다. 조형물은 김해의 대표적 상징물인 '기마인물형토기'와 가야시대 '철기 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들었다. 높이 4.6m에 무게는 32t이다. 비석에는 파리장서 해설문과 서명 유림 명단, 파리장서비 건립 취지문과 추진위원 명단 등이 새겨졌다. 
 
이날 제막식 행사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제막식, 이양재 원장의 인사, 강우권 추진위 간사의 파리장서비 추진 경과 보고, 이상현 부원장의 서명 유림 소개, 조기환 추진위원의 파리장서 원문낭독, 최선희 가야무용단의 헌무 순서로 진행됐다.
 
이양재 원장은 "광복 72년 만에 늦게나마 기념비를 건립하게 돼 뜻이 깊다. 애국지사들의 나라정신을 기념하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 독립운동기념비가 나라사랑, 애국정신의 산 교육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대호 부시장은 "시국이 어지럽다. 분열과 대립이 깊어지고 있어 안타깝다. 파리장서기념비를 계기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의식이 승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재섭 씨는 "모진 시련과 고초가 따르는 일임에도 서명운동에 참가한 것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대의에서 비롯된 일이다. 기념비가 김해 시민들에게 나라 사랑의 고귀한 정신을 일깨우는 길잡이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배미진 기자 bm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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