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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아파트 밧줄 추락사 가장에 보낸 가족의 편지
수정 : 2017년 06월 21일 (11:02:02) | 게재 : 2017년 06월 16일 14:17:03 | 호수 : 0호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 김해 신어공원추모관 납골당에 추락사한 김 씨의 유해와 가족의 편지 등이 안치돼 있다.


김해 상동면 신어공원추모관 납골당 안치
아내 캘리그라피, 두 딸 편지도 함께 담겨

 
 
"사랑해요, 아빠는 너무 멋져요. 아빠를 너무 사랑해요. I love you. 나는 아빠가 좋아요."

지난 8일 15층 경남 양산의 아파트 외벽에서 도색 작업을 하던 중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입주민이 밧줄을 끊는 바람에 아래로 떨어져 애통하게 목숨을 잃은 김 모(46) 씨가 경남 김해 상동면 신어공원추모관 납골당에 안치됐다.
 
김 씨는 20여 년 전 결혼해 현재 생후 27개월 유아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까지 자녀 5명을 두고 있다. 김 씨의 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동딸로 자라면서 외로움을 많이 겪어 아이들을 많이 낳았다. 아이들에게 형제자매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납골당에는 김 씨의 유골과 부인의 마음을 담은 캘리그라피와 함께 자녀들이 직접 쓴 편지, 카네이션, 김 씨가 즐겨 마셨던 소주병 모형, 입술 보호제, 일부 자녀의 사진 등이 함께 들어 있었다. <김해뉴스>는 유족의 동의를 얻어 부인과 자녀들의 편지를 소개한다.

▲ 김 씨 부인이 만든 캘리그라피와 자녀들이 쓴 편지들.


사랑하는 내 남편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사랑합니다. (부인의 캘리그라피 글)
 



To. '사랑하는 아빠, 엄마.

아빠, 엄마 이번 년도도 어김없이 학교에서 편지를 쓰네! 어제 편지 쓰려다가 말았는데 다행이다. 우선 요새 너무 피곤해 보이는 아빠! 손이 아프다고 해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안마도 잘 못해줘서 미안해, 항상 해 줘야지 하면서도 막상 집에 가면 안 해주게 되네. 오늘만큼은 진짜로 해줄게요!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게 해줘서 감사해요. 아빠가 일하면서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서 우리한테 짜증내도 다 이해하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마. 대신 너무 화가 날 땐 이 편지를 한 번 보고 사그라들게 해 줘. 또 항상하는 말이지만 아빠 나이와 건강을 생각해서 술 좀 줄여!
 
이건 진짜 내 평생 소원일 거야. 내가 준 썬밤도 열심히 발라야 해. 피부가 건강하려면, 알겠지? 이제 여름이 곧 오는데 아빠 일이 너무 힘들까봐 걱정이야. 수분보충도 열심히 하고 너무 무리하지 마!
 
어제 아빠 우는 거 보면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었어. 매년 챙긴 결혼기념일,어버이날인데 어제만 울기래. 아, 우리 아빠가 늙었구나 싶기도 했고(장난이야)…. 앞으로는 일이 다 잘 풀리고 좋은 일만 있길♡♡♡
 
그리고 아빠만큼이나 집안일로 고생하는 우리 엄마! 항상 생각하는 건데 엄마는 스트레스가 진짜 많을 거 같애. 애기 때문에 거의 집에만 있어서 풀 데도 없고…. 근데 이것만 알아줘.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엄마가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게 노력하고 있어. 더더더 노력해야겠지만. 지금은 엄마가 진짜 진짜 힘들고 하겠지만 나중에 우리 오남매가 열심히 효도할게요♡ 항상 집안일에 치여사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슬프다. ㅠㅠ 진짜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 평일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적지만 주말에는 놀러도 적게 나가고 잠도 줄일게!
 
애기가 빨리 커서 얼른 엄마하고 놀러 다니고 싶다. 엄마가 우리한테 화내는 거랑 짜증내는 것도 다 이해해. 진짜야. 요새는 너무 힘들어 보여서 진짜 미안해. ㅠㅠ 엄마도 좋은 일만 있길! ♡♡우리 가족들 다~오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엄마, 아빠 낳아주셔서 길러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해요

♡ From. 예쁜 큰딸^^

 
 

To. 아영(가명)이가 아주 아주 아주 사랑하는 아빠♡
 
아빠 이 편지지는 내가 정말 아끼는 건데 아빠한테 쓰는 거면 아빠를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는 거겠지? 아빠!! 음..난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나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의 빈자리도 크게 느껴질 테지만 지금은 왠지 내 옆에 누워서 팔 주물러달라 할 것 같고, 주말에 아빠 일 쉬는 날엔 밥 차려달라 할 것 같고, 화장실 문 벌컥 열고 들어가면 아빠가 변기에 앉아서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 같애. 너무 갑자기 아빠가 내 곁을 떠나 버려서 그 전에 했던 행동들이 너무 후회스럽기만 하고 좀 힘들고 당황스러워..
 
하늘에서도 나 잘 지켜봐 줄 거지? 밑에서 우리 가족 잘 살 거고 나랑 언니가 아빠 역할 도맡아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아빠만큼은 못하겠지만 엄마도 우리가 잘 책임질게. 여기서는 너무 고생하면서 살았으니까 올라가서는 편하게 아프지 말고 있어!!
 
나 남자친구 생기면 아빠한테 먼저 1번으로 데리고 갈게. 아빠가 멋진지 잘 봐 줘~ 꼭 기다려. 다음에 갈 땐 아빠가 좋아하는 술, 닭발, 엄마가 만들어준 카레 꼭 가져갈게. 그거 먹을 거라고 그 때 많이 먹으려고 굶고 있지 말고 친할아버지랑 밥 잘 챙겨먹고 있어. 알았지? 우리 이제 으쌰으쌰해서 잘 살게.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엄마, 할머니·할아버지·아빠한테 가면 한 번씩 꼬옥 안아드려. 우리 독수리 오남매들 땜에 고생 많이 하셨을 거야. 아빠! 우리 독수리 오남매들이랑 엄마 먹여 살리다고 고생 많이 해 줘서 고마워♡ 아빠 얼굴, 목소리 꼭 기억할게. 아 그리고 아빠.. 내가 팔 못 주물러주고 아빠 보내서 정말 미안해. 다음에 보면 내가 팔 백 만 번 주물러 드릴게 ㅎㅎ 아빠. 사랑해요 ♡ 자주보러 갈께! 진짜 많이 사랑해요♡

From. 아빠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아영♡

 
 
한편, 김 씨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양산 지역을 중심을 활동하는 네이버 카페 '웅상이야기'와 '러브양산맘'은 김 씨 유족을 돕는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에서 김 씨 가족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줄을 이으면서 경찰도 전담인력(양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박경석 경사 055-392-0394)를 배치했다. 김 씨 부인 계좌(권 모 씨· 농협 121045-56-066438).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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