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대성동 195번지 김해고읍성 발견 현장에서 발굴요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김해시 대성동 195번지 김해여고 후문 인근에서 통일신라~고려시대 사이에 축조된 '김해고읍성(토성)' 일부가 발견됐지만 또 다시 땅속에 묻힐 것으로 보여 체계적인 보존과 발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성동 일대서 또 일부 발굴, 최소 고려 이전 시대 축조된 듯
문화적 가치 불구 예산 부족 "매장 후 공사진행 가능성 높아"

▲ 1820년경 제작된 김해부내지도(金海府內地圖).
25일 김해시에 따르면 문화재관리구역인 대성동 195번지에 대해 5층 연립주택을 허용하기 위한 문화재발굴 입회조사를 최근 실시했다. 그 결과 면적 10㎡ 규모의 김해고읍성 일부분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김해지역에서 김해고읍성의 일부가 드러난 사례는 3차례 더 있었다. 2006년 김해도서관 증축부지, 2008년 봉황대 유적지 인근, 2010년 대성동 실로암유치원 인근 (가야사 2단계 조성사업 주차장 예정부지)에 고읍성 유적이 발견됐지만 복원사업은 되지 않고 모두 땅 속에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이전 3차례 발견된 고읍성은 성벽 안쪽 부분인데 반해 이번에 발견된 고읍성은 토성의 바깥쪽 기초부분으로, 특히 성벽 바로 밑까지 도달한 적을 좌우에서 공격하기 위한 구조물인 치(稚)로 추정되는 곳으로 드러나 보존가치가 더욱 높다는 지적이다.
 
1820년대에 그려진 '김해부내지도(金海府內地圖)'를 보면 이 고읍성의 전체 길이는 5천400m에 달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고읍성은 행정 관할 범위를 지정하고 있으며 전쟁 시 외부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했었다.
 
인제대학교 이영식 교수(박물관장)는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읍성에서 치(稚)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보다 더 오래된 시기에 만들어진 고읍성에 치가 발견된 경우는 드물다"며 "문화재청과 그 밖의 전문가들의 연구조사를 통해 이 구조물이 치(稚)로 판명될 시에는 그 가치가 클 것이며 가치가 큰 고읍성은 그 일부분이라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발굴기관에 따르면 현재 발굴 진행 상태는 60% 정도이며 이달 안에 발굴조사가 끝난 뒤 문화재청의 판단에 따라 땅 속에 매장해 보존하거나 별도의 복원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발굴기관과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굴된 고읍성 일부를 복원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고읍성 또한 이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땅 속에 보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발굴 시행처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조사를 한 뒤 복원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복원을 하려면 시나 문화재청에서 땅을 사들여야 한다"며 "이 유적이 다시 땅에 묻힌다면 복토를 하고 그 위에 매트를 깔아 고읍성을 훼손하지 않고 땅속에 보존하고 건물이 들어서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식 교수는 "고읍성을 복원한다면 김해의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가 크겠지만 이미 고읍성 자리에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도시개발이 진행된 시점에서 이곳만 따로 복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읍성이 발견될 때마다 기록을 남겨 훗날 복원해 나갈 수 있는 자료를 마련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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