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훈 교사가 '과학 교실'에서 전자교탁과 LED TV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병찬 기자 kbc@

2층 수학교실 앞에 학생들의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내용은 다 다르지만, 소재는 모두 과학이다. 잡지책을 찢어 만든 '원자핵'도 있고, 물감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한 '미래 지구'도 있다. 미술과 과학, 일반계고등학교에선 동시에 생각하기 어려운 과목이지만 김해분성고 학생들은 두 과목을 함께 배운다.
 
과학·예술 통합교육(STEAM)은 미국 유럽 등 과학 선진국에서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채택한 선진 교육기법으로 분성고가 과학중점학교로서 실시한 특수사업 중 하나다. 분성고 학생들은 기타를 연주하면서 파동과 진동수에 관련된 물리 지식을 배우고, 재활용품을 활용한 미술작품을 만들면서 환경에 대해 배운다.
특색 있는 것은 통합교육뿐만 아니다. 분성고는 김해 유일의 과학중점학교다. 과학중점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009년부터 과학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로, 해당 학교는 과학·수학에 대한 기초학력 향상과 창의성 개발을 목적으로 일반계고와 차별화된 학사일정을 운영하게 된다.
 
▲ 분성고 전경. 과학중점학교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지난 2003년 개교한 분성고는 지난해과학중점학교로 지정받았다. 분성고는 우선 전체 수업 시수의 45%를 과학·수학 수업에 배분하고 있다. 일반고(30%)와 과학고(60%)의 중간 수준이다. 내용은 '기초학력 향상'과 '창의성 개발'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균형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최대 4단계로 구성된 수준별 학습을 받는다. 상위권 성적 20명을 대상으론 수학·과학 분야 심화반이 운영된다. 해당 학생들은 수학Ⅱ,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등의 과목을 선행학습 할 수 있다.
 
수업량이 많지만 '공부'만 시키는 학교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실험 등을 통한 다양한 체험학습과 학생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자율학습이 골고루 배치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과학·수학·컴퓨터 교사 11명이 팀을 이뤄 매주 금요일 6교시에 진행하는 실험 학습 '팀티칭 체험활동'이다. 또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놀이기구 속 물리법칙' 등 과학·수학·인문 분야에 관련된 40여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율연구를 진행한다. 자신만의 연구주제가 있다면 교내 공모대회에 출전하면 된다. 수상을 하게 되면 학교에서 연구비를 전액 지원한다.
 
주도학습이 가능한 학내 분위기는 동아리 활동도 활성화 시켰다. 학생 동아리 '스파이'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동아리로 자체적인 과학 연구를 진행하거나 과학 토론활동을 한다.
 
▲ 옥상에 설치된 천문대.(왼쪽) 과학교양교과서.(오른쪽)

사실 중점고등학교는 창의성을 강조한 나머지 대입에 소홀할 수도 있다는 약점을 내포하고 있지만, 분성고는 다르다. 평균나이 37세의 젊은 분성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모든 과학관련 활동을 학적부에 기록해 대입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꼼꼼한 학사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자율체험학습의 경우 학생들의 보고서를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만들어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한 점이 돋보인다.
 
분성고의 또 다른 자랑은 중점 교육을 가능케 하는 최신 학교시설이다. 특히 수학과 과학 과목은 대학원 수준의 연구가 가능한 전담교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매시간 이곳으로 이동해 수업을 듣는데, 전자칠판과 전자교탁, 태블릿pc가 갖춰져 있어 인터넷이나 동영상을 자유자재로 이용한 통합수업이 가능하다. 학교 옥상엔 실제 천체관측이 가능한 천문대도 설치돼 있다.
 
송경훈 분성교 교사는 "학생들에게 심도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 교사들이 저녁 10시까지 교재 연구를 하는 등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일반계고등학교에선 시도도 못했던 수업들이 펼쳐지는 분성고는 이공계 학생들의 꿈의 고등학교"라며 "이과 계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최선의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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