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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 쓰고 트랙터 모는 배병돌 김해시의회 의장… “제 본업이 농부”
  • 수정 2017.11.22 11:31
  • 게재 2017.11.15 10:25
  • 호수 347
  • 2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 김해시의회 배병돌 의장이 화목동 논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해시의회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사진 ‘눈길’
화목동서 태어나 30년간 농사일
정치인 된 이후에도 농업에 관심



지난 5일 SNS 페이스북에 김해시의회 배병돌(더불어민주당) 의장의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평소처럼 흰 셔츠에 짙은 양복을 입고 의사진행봉을 들고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대신 밀짚모자를 쓰고 목에는 수건을 두른 채 두 손에는 알알이 들어찬 누런 벼를 한아름 안고 있었다. 트랙터를 직접 몰고 벼를 수확해서 나르는 사진도 있었다. 가을 추수를 하는 모습이었다.

김해평야를 방문한 배 의장의 '인증샷' 혹은 '설정샷'인가 하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사진이었다. 그러나 여유롭게 농기구를 몰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수확의 기쁨을 맞은 농부의 보람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배 의장은 30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이기 때문이다. 3선 의원으로 지금은 의장을 맡고 있지만 본인 스스로 "본업은 농부"라며 껄껄 웃는다.

배 의장은 1956년 김해 들판이 넓게 펼쳐진 화목동에서 태어났다. 지금도 같은 주소지에서 살고 있다. 김해 토박이, 화목동 토박이인 배 의장은 대학 졸업 이후 농사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그가 주로 재배한 농산물은 지역의 자랑인 칠산 참외와 쌀이다. 참외는 비닐하우스 농사를 지어야 한다. 배 의장은 2006년 처음 의회에 들어온 뒤 일손 부족 때문에 참외 농사에서 손을 뗐다고 한다. 참외 농사를 그만둔 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는 아직 참외에 애정이 크다. 벼농사는 아직 하고 있다.

"농작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노력하고 가꾸면 결실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수확기에 밭에 가면 주렁주렁 달린 참외로 밭 전체가 노랗습니다. 달콤한 참외 향도 가득합니다. 예쁘게 결실을 맺은 참외를 따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참외를 트럭에 실어 농산물 도매시장에 가져가면 품질에 따라 등급을 받습니다. 그때 좋은 참외라고 인정을 받으면 농부로서 더한 기쁨이 없답니다."

수확철마다 한 해의 보람을 안겨주는 게 농사라지만 한 번도 쉽게 지나간 해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에어컨 바람을 찾아 숨는 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밀짚모자 하나로 버텨야 하는 게 농부의 숙명이다. 그 정도는 사실 약과다. 태풍이 와서 한 해 농사를 다 망쳐버리면 다음 해가 막막해진다.

▲ 트랙터를 이용해 추수를 하는 배병돌 의장. 사진제공=김해시의회

배 의장은 "3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면서 태풍과 장마에 힘들었던 적이 많다. 특히 2003년 태풍 매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참외 비닐하우스는 바람에 다 날아갔다. 벼는 다 쓰러져서 상품 가치를 잃어 정말 막막했다. 농부들은 자금을 빌려 농사를 짓고, 수확한 후 갚고, 다시 빌리는 것을 반복한다. 그 해에는 빌린 돈을 갚지 못했으니 모두 빚이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여러 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아무리 대풍이 와도 값싼 외국 농산물이 들어오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배 의장은 "과거에는 참외 한 상자 가격이 7만~8만 원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칠레산 포도 등이 들어오는 바람에 2만~3만 원으로 떨어져 버렸다.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고 소비도 줄다 보니 농민들은 생산비도 못 건질 때가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보다 농민의 심정을 잘 아는 배 의장은 1990년대 초 결성된 '이화농민회'에 뛰어든 것을 시작으로 농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90년대에 처음 펼쳤던 활동은 농업용수에 세금을 매기는 것에 반대한 '수세 폐지운동'이었다. 그때 농민들의 노력 끝에 수세는 폐지됐다. 이후 전국농민회가 생기자 이화농민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 김해농민회'가 됐다. 그는 2001~2005년 김해농민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시의원이 된 후에도 그는 농업에 관심을 잃지 않았다. 비닐하우스 개·보수 사업, 저온저장고 시설 지원, 깨끗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맑은 물 공급사업, 육모비·농약·비료값 지원 사업, 대규모 도정시설 설비 등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마다 목소리를 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농사에 들어가는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장기적으로는 농민들이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가격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3선 의원인 배 의장은 지금 의장을 맡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농민이고 이후에도 농민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도 저는 농민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농사를 지어야지요. 농업, 특히 쌀은 우리의 주식입니다. 민족산업이고 생명산업입니다. 식량을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외국에 의존하면 이후에는 세계 기후 변화, 정세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요동쳐 식탁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먹거리가 보장돼야 복지도 있고 문화, 여가 등 다른 것이 가능해집니다. 의원으로서, 농민으로서 농업을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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