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김현아(31) 씨는 임신성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 철분제를 먹기 시작했다. 철분제를 먹은 후부터 아랫배가 빵빵해지고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적어졌다. 변기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도 배변하기 쉽지 않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한윤석 진료과장의 도움을 얻어 변비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일주일에 3회 미만이면 변비
20~30대 여성에게 특히 많아

방치 땐 치질, 대장암 등 악화
30분 이상 운동, 바나나 큰 도움



■변비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20~30대 여성은 한 번쯤 변비를 겪게 된다. 임신 중 복용하는 철분제가 장 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임신 후반기에는 자궁이 대장을 압박하면서 변비가 발생한다. 출산 후에는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활발해져 장운동이 저하돼 원활한 배변활동이 어렵다. 폐경기 후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먹는 칼슘제도 변비를 일으킨다. 
 
변비는 변이 오랫동안 장에 머물러 배설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변보는 횟수가 적으면 변비라고 생각하지만, 매일 변을 보지 않더라도 불편함이 없다면 변비가 아니다. 
 
변비 진단 기준인 '로마 기준'에 따르면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줘야한다 △잔변감이 배변 시 적어도 4번 중 1번 있는 경우 △배변이 일주일에 3회 미만 등이 변비에 해당한다. 
 

■변비 원인과 증상
변비의 원인은 생활습관과 많이 연관돼 있다. 채소, 과일 등 섬유질과 수분 섭취 부족, 스트레스, 변을 과도하게 참는 습관이나 운동부족이 원인이다. 현미, 통밀, 야채 줄기, 껍질째 먹는 과일 등의 섬유질은 소화액에 분해되지 않아 대변의 양과 무게를 증가시킨다. 더불어 섬유질은 대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해 변의 대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수분 흡수를 감소시켜 변이 단단해지는 것을 막는다.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소화기관 운동이 멈춘다. 장운동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야한다. 하루 30분 이상 조깅, 헬스 등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장운동이 저하돼 변비가 발생할 수 있다. 
 
화장실에 갈 때 신문, 책을 들고 가 독서를 하며 변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도 변비에 원인이 된다. 배변 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변기에 앉아 2분 이내 배변이 시작되지 않으면 변기를 박차고 일어나서 다른 활동을 해야 한다.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을 가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배변 욕구를 참게 되면 전보다 더 높은 압력이 장에 가해져야 배변 욕구를 느끼게 된다. 따라서 처음 변의를 느낄 때 화장실을 가는 것이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변비 예방법
변비 해소를 위해 가장 흔히 찾는 방법이 약물 복용이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변비약 대부분은 위나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의 신경을 자극해 배변을 유도한다. 효과는 빠르지만 장기 복용할 경우 대장 내 수분이 손실되고, 장운동이 둔해지는 무력증이 발생한다. 
 
한 과장은 "변비약이 오히려 만성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변비에는 충분한 양의 섬유질과 수분섭취, 올바른 배변 습관 등 생활습관 교정부터 시작한 뒤 약물 복용 등을 시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변비에는 반점이 생긴 잘 익은 바나나가 도움이 된다. 바나나 속 올리고당이 유산균 등 장 내 유익균의 먹이가 돼주기 때문이다. 콩과 브로콜리, 유산균이 많은 요구르트는 배에 가스가 차면서 부글거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변비 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표고버섯, 시금치, 미역, 미나리, 상추, 샐러리 등 채소 섭취를 늘리고 매 끼니마다 서로 다른 세 가지 이상의 채소를 먹도록 한다. 물은 하루 1.5~2ℓ정도 마시고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며,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한 과장은 "변비를 대수롭지 않게 방치할 경우 치질, 염증성 장 질환, 직장 궤양, 대장암 등 더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변비를 예방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





도움말
한윤석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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